올 상반기 고공행진을 이어온 금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들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줄자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설정액 10억 이상인 국내 12개의 금 펀드는 최근 한 달(11월 15일 기준)간 평균 -2.30%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된다. 금 펀드의 최근 3달 간 수익률은 -4.95%로 이는 에프엔가이드가 분류한 테마 펀드 중에서 성과가 꼴지에서 두 번째다. 금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8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상승하며 1개월 기준 7%에 육박하고 3달 수익률은 20% 넘어섰으나 최근 급반전됐다.
상품별로 보면 ‘블랙록월드골드’(환노출형)은 최근 한 달 간 -5.02%의 수익을 보였으며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와 ‘KB스타골드’ 등이 각각 -3.43%, -1.91%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금 펀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금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은 1트로이온스 당 1,467.30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는 11월 들어와서만 약 3%가 하락한 수준이다. 9월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1,550.30달러)와 비교하면 2개월 동안 100달러 가량 떨어졌다. 국내 금값도 약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금은 1g당 5만5,050원에서 마감해 이달 약 2% 떨어졌다. KRX금시장에서 국내 금값은 올 8월 6만1,300원을 찍은 바 있다. 금값 약세는 올해 4·4분기부터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덜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금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나온다.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마이너스 금리의 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여전히 금은 매력적인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저물가 국면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 금은 포트폴리오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높은 수준의 마이너스 채권 금리 규모는 실물자산인 금의 수요 요인이며 정치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유입은 금 가격 하락을 방어해줄 것”이라고 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봤을 때 내년 경기가 바닥에 접근했다고 자신하기 어렵다”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홍콩사태 브렉시트 등 이슈가 있어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