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한샘을 이끌어 온 최양하 회장이 최근 퇴진한 후 한샘과 계열사인 넥서스가 사실상 각자도생 경영에 나선다. 넥서스는 19일 논현동에 최고급 수입가구를 전시하는 ‘넥서스 플래그십 서울’을 개장한 데 이어 조만간 사명도 한샘을 떼 내고 넥서스로 바꾸기로 했다. 한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영식 넥서스 대표는 이날 넥서스 플래그십 개장식 이후 가진 간담회에서 “세계적인 디자인을 이해하고 소비하는 하이엔드 고객을 겨냥한다”며 “한샘의 프리미엄 부엌가구인 키친바흐를 벤츠라고한다면 넥서스는 페라리, 롤스로이스”라고 강조했다. 기존 한샘 제품과 차별화 전략을 위해 플래그십을 개장했다는 얘기다. 실제 넥서스 매장에서는 한샘 제품을 교차 판매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서스 플래그십 서울은 배대용 건축가의 설계로 지하2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됐다. 주방, 욕실, 가구를 포함해 리모델링 공사에 필요한 마루와 타일 등 건자재까지 세계적인 브랜드가 전시된다. 실제 매장에는 이탈리아 가구 몰테니와 다다를 비롯해 세계적인 조명 브래드인 폰타나 아르테, 침대 브랜드 쉬람, 욕실 브랜드 제시와 듀라빗, 덴마크 원단 브랜드 사코, 스페인 아웃도어 가구 케탈 등 16개 수입 브랜드가 선보인다. 이중 루이스폴센을 제외한 15개 브랜드는 넥서스가 독점으로 국내에 판매한다.
2층에는 약 264㎡(80평형)대 펜트하우스를 실제 집처럼 꾸민 리얼하우스가 있다. 넥서스가 제안하는 럭셔리 인테리어를 체험할 수 있다. 6층에는 유리로 만든 글라스 하우스를 조성해 VIP고객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이 대표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중심이 되겠다는 각오를 담아 매장 명칭을 쇼룸이 아닌 갤러리로 정했다”며 “서울을 넘어 세계 디자인의 메카가 되겠다”고 말했다.
넥서스의 플래그십 개장으로 한샘과 넥서스의 각자 경영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넥서스 고위 임원은 “조만간 한샘넥서스 사명을 넥서스로 바꿀 예정”이라며 “법적으로 한샘 계열사지만, 한샘과 별개의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넥서스는 이어 동남아와 유럽에도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샘 역시 경영차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던 한샘은 인테리어 플랫폼 업체인 인스테리어 인수를 이례적으로 검토 중이다. 한샘은 또 최근 실적 악화를 만회하고 경영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상암동 사옥 인력 30%를 방배동 사옥으로 재배치 하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내달 2일에는 강승수 신임 한샘 회장과 넥서스 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식 부회장은 한샘과 넥서스의 경영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각자 경영체제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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