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獨 가스관 사업' 제재에...EU도 발끈

트럼프 참여업체 제재법안 서명

러·獨·EU "수용 못해" 한목소리

독일 소재 ‘노드스트림-2’ 건설현장/AFP연합뉴스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노드스트림-2’ 가스관 구축사업에 참여하는 업체에 대한 미국의 제재 법안을 독일과 러시아는 물론 유럽연합(EU)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연방정부는 독일과 유럽 기업들에 영향을 주며 우리 내정에 간섭하는 이 같은 치외법권적 제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도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우리는 이러한 제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이를 미국 정부에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이어지는 1,200㎞ 구간에 천연가스 수송 가스관을 건설하는 노드스트림-2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을 제재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이번 사업이 러시아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노드스트림-2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러시아 기업은 물론 유럽 기업들도 제재를 받게 된다. 노드스트림-2에는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대변인 또한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EU 기업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업을 주도하는 러시아도 크게 반발했다.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노드스트림-2 사업에 제재를 부과한 미국은 유럽 동맹국에서 러시아산 가스라는 안정적 에너지를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가스관 건설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현섭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