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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든 초등생'이 재점화한 촉법소년 논란...“소년법 넘어선 대책 나와야”

구리서 "부모 욕했다" 또래 살해

작년 소년부 송치 7,364명으로

4대 강력범죄가 77% 차지하기도

연령하향 소년법 개정안 국회계류

전문가 "재발방지 다각 대책 필요"

/이미지투데이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가족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동급생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촉법소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말한다.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했음에도 형사책임능력이 없는 청소년이라 처벌 대신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수감 등 수위가 낮은 처분을 받는다. 과거에 비해 발육이 빠르고 미디어 등 환경 변화로 인해 성범죄를 비롯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재설정하는 한편 재범을 막기 위한 치료·교화 정책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에서 친구를 살해한 A양은 사건 발생 이튿날 법무부 소속 소년분류심사원에 인치됐다. A양은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지만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소년분류심사원 위탁감호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비행 청소년 등을 위탁받아 수용하는 기관이다.



A양처럼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의 ‘최근 4년간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7,364명으로 3년 전에 비해 12.4% 늘었다. 이중 4대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살인·강도·절도·폭력 범죄도 전체의 약 77%를 차지한다. 이외에도 강간·강제추행을 저지른 형사미성년자는 지난해 410명으로 3년 전에 비해 약 32%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촉법소년으로 일컫어지는 형사미성년자의 범죄는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 지난 9월 경기 수원 팔달구의 한 노래방에서 여중생 7명이 여자 초등생 1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 여중생들은 형사 처벌 대신 장기 소년원 2년 송치 처분(교정교육)을 받았다.



이처럼 죄를 짓고도 형사 처벌을 면하는 미성년자가 늘면서 촉법소년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만 10~11세부터 체격이 성인과 맞먹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을 만큼 발육이 빠르기 때문에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13세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 등을 담은 ‘제1차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조정하는 소년법 개정안 6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가 법률에 기반해 돌아가기 때문에 사법적 대책이 우선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초등학생이 칼을 휘두르는 일은 매우 드문 만큼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추는 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형사미성년자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는 위기징후 아동·청소년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 등 공적지지체계 구축과 함께 소년범을 대상으로 한 교정교육 강화 등이 꼽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소년범죄는 개인의 특성보다 가해자들이 놓인 환경의 취약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의 가정환경은 물론 교사의 역할, 학교 교육 등 전 사회적 대책이 병행돼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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