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 제품을 생산하며 한국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철강업계는 아직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래 성장동력이 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담금질’에는 주저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신성장사업 추진을 발표하며 “앞으로 5년간 2만명 고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5년간 채용 실적인 약 7,000명에 비해 190% 늘어난 규모다. 현대제철은 그룹의 수소전기차 생산계획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을 추진하며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재도약을 준비하는 철강업체들의 신입 채용 절차와 특징을 살펴봤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는 봄·가을 졸업 시즌에 맞춰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 올해도 예년대로 3월과 9월에 채용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1차 면접, 2차 면접 등 4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서류전형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유연한 사고와 창의력, 도전정신을 보유하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살핀다.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경험자를 우대해 포스코 경영이념인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에 부합하는 인재인지를 평가한다. 인·적성 검사(PAT, POSCO Aptitude Test)중 인성검사에서는 조직생활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 대인관계 성향은 어떤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1차 면접은 인적성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직무 역량과 기업시민 소양을 깊이있게 살펴보기 위해 1박2일로 진행된다. 1박 2일 동안 직무 및 인성 면접, 분석발표, 도전과제 수행, 역사에세이, 독서 퀴즈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지원자들이 보유한 역량을 심층적으로 심사한다. 마지막 2차 면접은 임원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가치관,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포스코 채용 관계자는 “포스코는 인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선발한다”면서 “해외유학생, 군전역 장교(부사관), 사회공헌 우수자 등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인재를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6월부터 신입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도입했다. 신입과 인턴을 동시에 채용했던 예년과는 달리 부문별로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채용한다. 직무에 대해 채용공고부터 전형 및 선발 등 모든 과정은 본사 인사부서가 아니라 부문별로 직접 진행한다. 채용 과정서 직무별 역량을 더 따진다는 것이다. 채용 분야는 크게 생산관리, 연구개발, 영업, 구매, 경영관리 분야로 나눠 뽑는다. 생산기술, 설비관리, 생산지원 및 R&D는 이공계 전공자만 지원 가능하며 당진, 인천, 포항, 순천, 울산, 예산 등에 근무하게 된다. 나머지 분야는 전공 무관으로 서울, 당진, 부산, 인천, 포항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
현대제철 입사를 원하는 지원자들은 채용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캠퍼스 리쿠르팅 계획을 주목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에는 서울 신촌의 카페에서 현장 직원과 인사담당자가 참석한 수시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현대제철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대학원 랩(Lab)실에도 방문하는 등 다양한 채용방식도 도입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주니어 사원’이라는 고유의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졸업 예정 4학년 대학생 소수를 매년 상반기 주니어 사원으로 채용하고, 본인 희망 시 졸업 후 동국제강에 채용하는 제도이다. 주니어 사원은 100% 채용을 전제로 운영하는 제도로 일부 인원만을 선발하는 기존 인턴제도와는 다르다. 동국제강은 대졸 공채를 보완하는 목적으로 주니어사원 제도를 2012년부터 활용하고 있다.
주니어사원은 4학년 학업에 지장이 없도록 회사에는 일주일에 한 번만 출근한다. 동국제강은 이 기간에 학업지원비를 지급하고, 연말까지 연구과제 발표를 끝으로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면 정식 신입사원으로 채용한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주니어 사원 4명을 선발했고, 이들은 2020년 공채 신입사원과 같이 현재 정규 입사했다. 동국제강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현재 총 50명의 주니어사원을 정규 채용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