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 감사원 전 본부장은 다년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견제 및 감시 감독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리온이 박근혜 정부에서 감사원 사무총장 후보로까지 올랐던 이욱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며 밝힌 평가다. 정통 관료 출신인 이 전 본부장의 발탁으로 오리온 이사회는 제대로 된 견제장치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전 본부장이 역임했던 공직감찰본부장 자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국무총리실 특별감찰팀과 함께 정부기관의 비리를 담당하는 대표 실세자리라는 점에서 이 전 본부장의 ‘관맥’ 역시 사외이사 배경 발탁으로 꼽힌다.
24일 오리온에 따르면 오리온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이 전 본부장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을 확정할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기업경영의 투명성, 건전성을 제고해 회사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되어 후보자로 추천됐다”고 설명했다. 대구 출신인 이 전 본부장은 행시 27회로 감사원 공공기관감시국장, 교육원장 공직감찰본부장을 지냈다. 이미 사내이사(2명)보나 사외이사(3명)가 많아 투명한 이사회로 평가를 받는 오리온은 이 전 본부장의 임명으로 보다 이사회의 기능과 역량을 체계화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본부장 개인으로도 부활의 신호탄이다. 이 전 본부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감사원 사무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이와 관련 국정농단 수사를 담당했던 특검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국정원 기조실장과의 통화에서 이 전 본부장의 감사원 사무총장 임명을 반대했다며 장 전 차장과 국정원 기조실장과의 통화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전 본부장이 고배를 마신 사무총장 자리엔 결국 삼성의 변호를 맡았던 이완수 변호사에게 돌아갔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장 전 차장이 국정원 기조실장과 통화한 사실만으로 감사원 사무총장 인사와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이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강원랜드 사장 최종 후보 4인으로 올랐지만 감사원 제2 사무차장을 지낸 문태곤 현 강원랜드 대표에 밀려났다.
업계 관계자는 “감사원 출신이면 인맥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배구조 등 다양한 방면에서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오리온뿐 아니라 이 전본부장으로서도 ‘윈윈’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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