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사임한 뒤 다시 임시 총리로 임명됐다.
말레이시아 총리실은 24일(현지시간) 오후 1시 마하티르 총리가 국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국왕이 마하티르 총리의 결정을 반려할 것이고, 이는 마하티르 총리가 총리직 이양 약속을 뒤엎기 위해 던진 승부수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국왕은 이날 저녁 사의를 받아들이고, 대신 마하티르를 임시 총리로 임명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새 총리가 임명되고,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마하티르 전 총리가 행정부를 관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집권했다. 이후 15년만인 2018년 5월 다시 총리에 취임하면서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권좌를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안와르 총재는 한때 마하티르 총리의 오른팔이었으나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갈등을 빚다 실각한 뒤 부패 혐의와 동성애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장기 복역했다. 그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마하티르와 극적으로 화해하고 총리직을 임기 중간에 넘겨받기로 약속받은 뒤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마하티르 총리는 올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총리직을 이양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즈민 알리 경제부 장관을 더 마음에 들어 한다는 말이 계속 나왔다.
안와르 총재는 전날 “마하티르의 당(PPBM·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과 본인 소속 당내 반대파들이 나를 배제하고 새로운 연정을 꾸리려고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과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마하티르 총리를 만난 뒤 “그는 음모에 연루되지 않았다. 이전 정권과 관련된 야당과는 어떤 식으로도 협력하지 않기 위해 사임했다”고 주장했으나, 마하티르 총리의 속내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마하티르 총리 소속 당은 이날 4개 여당 연합인 희망연대(PH)에서 탈퇴를 선언하고, 그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당 대표직도 내려놨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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