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개선을 요구했던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번에는 트위터를 타깃으로 삼았다.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은 엘리엇이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의 지분 약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상당을 확보해 잭 도시 현 최고경영자(CEO) 교체 요구 등 경영 개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트위터 이사회에 이사 후보 4명도 추천했다. 엘리엇은 도시 CEO가 트위터와 전자결제 기술 업체 스퀘어를 동시에 경영하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 CEO는 지난 2006년 트위터 출범 직후 CEO를 맡았으나 2008년 공동 창업자 에번 윌리엄스와의 이견 등으로 CEO에서 물러난 뒤 2009년 스퀘어를 차렸고 2015년 10월부터 스퀘어와 트위터를 동시에 경영해왔다.
트위터는 지난해 4·4분기 처음으로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트위터가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등 경쟁업체와 비교해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 CEO는 3~6개월간 아프리카에 살 계획이 있다고 밝혀 임원들과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트위터와 엘리엇은 이번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트위터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차등의결권을 발행하는 다른 정보기술(IT) 기업과 달리 보통주만 발행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대하며 국내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8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을 발표했으며 지난달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지분을 대량 확보해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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