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면세점이 제일 싸다”라는 패러다임을 만든 롯데면세점이 디지털 혁신을 통해 면세 쇼핑에 ‘프리미엄’을 더하고 있다.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결과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면세점을 선보이며 인터넷 면세시장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성장세는 디지털 혁신으로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40년간 다져온 롯데면세점의 성장세가 디지털화를 통해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온라인에서만 3조2,00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전체 매출인 9조4,000억원의 3분의1 이상이 온라인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8.7%라는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롯데면세점의 디지털 혁신이 빛을 발하고 있다.
◇높은 온라인 접근성=지난 2013년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8% 수준에 불과했으나 7년여 만에 34% 까지 치솟았다. 여기에는 외국인 고객 증가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인터넷면세점은 내국인 위주로 운영됐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은 언어적 한계를 걷어내며 외국인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기존 영어와 일어에 더해 중국어 간체자와 홍콩과 대만·싱가포르에서 주로 쓰는 번체자까지 총 5개의 언어로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했다. 5개국어를 지원하는 면세 사업자는 롯데가 유일하다.
특히 지난 2018년 9월 온라인 유통업계 중 최초로 중국어 번체자 사이트를 오픈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홍콩과 대만 등 번체자를 사용하는 중화권 고객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80%나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언어와 국적별 특성에 맞는 제휴처 발굴과 가입 절차 간소화, 결제 수단 확장은 물론 여권 정보·출국 정보·주문서로 나뉘던 결제 프로세스도 하나로 통합해 편의성을 높였다.
롯데면세점의 이러한 혁신에 2017년 절반 수준이었던 온라인 면세점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에는 80%까지 뛰어올랐다. K뷰티와 K패션 등 한류 열풍의 전도사 역할을 했던 롯데면세점이 이번에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정보기술(IT) 코리아의 진면목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준 셈이다.
◇최고 수준의 물류 역량=롯데인터넷면세점이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데에는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구축된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역량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롯데면세점은 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인천공항에 국내 최대 규모의 통합물류센터 건설과 함께 선진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 운송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항 근처가 최적의 위치라고 판단했다. 줄어든 인건비와 운송비는 인터넷 면세점 물품 가격 인하의 바탕이 됐고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였다.
현재 통합물류센터에는 1,100여개 브랜드의 1,900만여개의 개별 상품, 금액으로는 8,000억원 이상 상품이 상시 대기 중이다. 이러한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2007년에는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인도장 인도시간을 평균 60초 이내로 단축하기 위해 여러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하나의 포장으로 고객에게 인도하는 ‘원패킹’ 서비스도 도입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금은 모두가 당연하게 이용하는 ‘출국 3시간 전 쇼핑’도 롯데면세점의 과감하고 끊임없는 면세 IT 시스템 혁신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역량이 오프라인 디지털 전환 촉매로=디지털 혁신은 최근 오프라인에서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빠른 확산에 롯데면세점은 발 빠르게 신기술을 도입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과 편리한 쇼핑 환경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 설화수 매장에 국내 최초로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스마일 투 페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안면인식 장치 앞에 서면 얼굴이 자동으로 인식되고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된다.
출국 시간이 빠듯한 공항 면세점 이용 고객들을 위해 단 10초면 롯데면세점 멤버십 회원 가입이 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롯데면세점 오프라인 전 매장에서는 카카오 간편가입 서비스인 ‘카카오 싱크’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매장 곳곳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카카오톡으로 즉시 회원가입을 할 수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카카오싱크 뿐 아니라 위챗, 웨이보 등 다양한 간편가입 서비스를 추가하며 신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화장품기업 로레알과 함께 선보인 가상현실(AR)을 이용한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인 ‘드림페이스’와 글로벌 업계 최초로 개발된 온오프통합 전자결제 서비스인 ‘LDF PAY’ 또한 고객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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