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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10년만에 공장 가동률 낮춰...1분기 석유수요 사상 최대 감소 예상

■IHS마킷 전망 분석

정제마진 악화에 코로나 겹쳐

전년比 하루 380만배럴↓

금융위기 때보다 감소폭 커

SK에너지 가동률 15% 낮춰





SK에너지가 지난 2009년 이후 10여년 만에 정제공장 가동률을 낮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글로벌 석유 수요가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악화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국내 정유 업계는 사면초가에 놓인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울산에 위치한 정제공장 가동률을 10~15% 낮추기로 했다. 시장 상황을 살펴 다음달에는 가동률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1위 사업자인 SK에너지가 감산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시황이 바닥이라는 방증이라는 게 정유 업계의 평가다. SK에너지에 앞서 에쓰오일도 연초 정제공장 가동률을 80%대로 낮췄으나 현재는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사들은 올 초 이미 공장 가동률을 소폭 낮췄다. 한국석유공사 월간석유수급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처리 공장 가동률은 86.1%로 전년 동기(89%) 대비 2.9%포인트 낮아졌다. 휘발유(-9.7%), 등유(-15.1%), 경유(-2.6%), 항공유(-0.9%), 나프타(-8.3%) 등 대부분 제품의 생산량이 줄었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세계 석유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시황 악화를 앞둔 것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1·4분기 세계 석유 수요는 지난해 대비 일평균 38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09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석유 수요가 일평균 360만배럴 줄어든 것보다 20만배럴이나 많은 규모로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IHS마킷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올 1·4분기 석유 수요량이 전년 대비 7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항공·자동차 등의 이동 수요가 줄고 소비심리가 위축돼 석유 수요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세계 최대 석유 소비시장인 중국의 경제가 마비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도로·철도·항공·선박 여객 수요는 80% 줄었다. 이는 글로벌 휘발유·항공유 수요 감소와 직결된다.

코로나19로 석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에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했던 국내 정유사들은 고심에 빠졌다. 정유사 수익의 핵심지표인 정제마진이 지난해부터 악화한데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친 탓이다. 지난해 9월 8달러에 달했던 배럴당 정제마진은 11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올 1월까지 내내 1달러를 밑돌았다. 지난달에는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 소규모 정유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소폭 상승했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4일에는 다시 0달러대로 고꾸라졌다.

일각에서는 국내 정유사들이 중국 외 시장으로 수출을 다변화해 코로나19에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하지만 이는 정제마진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감산 카드를 적극 고려하는 일본 정유사들과 달리 한국 정유사들은 수출 다변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도 “이미 포화상태인 동북아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한 유가도 정유사들에는 단기 재고 부담으로 작용한다. 짐 버크하드 IHS마킷 석유시장 담당 부사장은 “최근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가속화해 2·4분기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 석유 수요가 회복된다 해도 연간 수요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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