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위기 이후를 내다보고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구미사업장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방문한 후 2주 만에 현장경영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를 불식시키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미래 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된다”며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고 당부했다. 그는 또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덧붙였다.
이날 방문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곽진오 디스플레이연구소장 등이 함께 했다.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BOE·차이나스타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저가공세에 나선 탓이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은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라인은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QD신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QD재료연구와 공정개발 전문 인력도 신규로 채용할 방침이다.
QD 디스플레이는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빛을 내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QD(양자점 물질)를 이용해 보다 풍부하고 정확하게 색을 구현할 수 있다. 자유롭게 구부리는 폴더블 등 디자인 혁신도 가능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막대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디스플레이 굴기’를 펼치던 중국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생산 차질과 함께 미래 기술 확보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QD 디스플레이 등 초격차 기술을 확대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QD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외부의 추격이 빨라지고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올 들어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1월2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연구소를 찾은 데 이어 설 연휴에는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달 2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구미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찾아 “함께 위기를 이겨내 조만간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며 만나자”며 직원들의 불안을 달랬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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