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뉴욕주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누적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연일 경신되면서 “미국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미 존스홉킨스대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를 6만9,171명으로 집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19일 1만명을 넘긴 뒤 21일 2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연일 1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신규 사망자도 22일 100명을 넘긴 뒤 꾸준히 증가하다 이날에는 200명을 넘으며 총 1,042명으로 집계됐다. CNN에 따르면 이날 최소 11개 주에서 하루 만에 코로나19 환자가 100명 이상 늘었다. 특히 미국 내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불리는 뉴욕주에서는 5,0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누적 환자가 3만명을 넘었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미국 인구의 절반이 ‘자택대피령’으로 발이 묶이게 됐다. 아이다호주와 콜로라도주가 이날 자택대피명령을 발령했고 미네소타주도 주민에게 2주간 식료품이나 의약품 구매 등과 같은 필수 용무를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라고 명령했다. CNN은 이번주 중 미국 인구의 55%인 1억8,000만명이 자택대피 명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카고는 자택대피 명령 집행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이 이를 어긴 시민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25일 군내의 지속적인 코로나19 감염 확산세에 따라 전 세계 미군 보건 방호태세를 ‘찰리’로 높였다. 찰리는 전체 5단계 중 두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지속적인 지역사회 내 감염’을 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 합참의장 수석의료고문인 폴 프레드릭 공군 준장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우리의 (발병) 곡선이 둔화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오늘 보건 방호태세를 ‘찰리’로 상향 조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또 본국으로 귀환하거나 해외에 파견된 병력이 60일간 이동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한편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6일 2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수도 연일 증가하며 48만명을 돌파했다. 이탈리아의 사망자가 7,503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은 4,089명을 기록해 사망자 규모가 중국을 앞질렀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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