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을 동시다발적으로 멈춰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이동 금지나 사업장 운영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해외 공장 셧다운(일세 폐쇄) 기간도 연장되는 추세다. 자동차·전자·기계·철강 등 주요 산업의 생산 차질에 수요 위축마저 겹치면서 기업들의 급격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두산밥캣은 미국 노스다코타주와 미네소타주 공장을 오는 6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닫는다고 2일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은 4일부터 19일까지 멈춘다. 두산밥캣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직원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고려해 공장 일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을 제외한 해외 공장이 현재 생산을 멈췄거나 멈출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국·체코·러시아·브라질·터키·인도 공장이 모두 문을 닫아 7개 글로벌 생산기지 중 6개가 셧다운에 들어갔다. 기아차는 미국·슬로바키아·인도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으며 멕시코 공장도 6일부터 일주일간 셧다운하기로 해 5개 글로벌 생산기지 중 4개의 가동이 불안정하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유럽 등 주요 공장의 생산 차질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망까지 닫히면서 수요 절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의 북미·남미·유럽·인도 공장도 일제히 멈춰 섰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나주 스마트폰 공장과 첸나이 가전 공장을 주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셧다운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TV를 생산하는 브라질 2개 공장도 문을 닫았다. 유럽에서는 폴란드 공장을 6일부터 19일까지 셧다운할 예정이고 러시아 공장도 가동을 멈춘 상태다. 삼성전자의 국내외 생산거점 37개 가운데 약 4분의1이 코로나19 여파로 멈춰 선 것이다.
LG전자도 41개 생산거점 중 6개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인도 노이다 가전 공장과 푸네 TV 공장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문을 닫으며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과 디트로이트주 자동차부품 공장도 셧다운했다. 배터리 업계의 미국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미국 미시간주가 3주간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면서 LG화학의 배터리 셀 공장, 삼성SDI의 배터리 팩 공장이 지난달 25일부터 3주간 가동을 중단했다. 포스코의 이탈리아·인도·필리핀·말레이시아 소재 가공센터도 줄줄이 멈춰 섰다.
/이재용·한동희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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