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방사선(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질환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그중 하나가 ‘과잉치’다. 사람은 평생 52개(유치 20개, 영구치 32개)의 치아를 가지고 살아간다. 과잉치는 이보다 치아가 많은 경우다. 원인은 치아가 만들어지는 상피조직의 과잉 활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전적 경향이 있어 부모·형제가 과잉치를 갖고 있었다면 자녀나 다른 형제에게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유치보다는 영구치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송지수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대부분의 과잉치는 위쪽 대문니(앞니 가운데 위·아래로 2개씩 있는 넓적한 이) 근처에서 원추 형태로 생겨 치아 배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주변에 물혹을 만들거나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것을 방해할 수 있어 발견 즉시 빼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잉치가 잇몸을 뚫고 나왔다면 주변 잇몸을 부분마취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과잉치는 잇몸을 뚫고 나오는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어 잇몸뼈 속에 묻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어린이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안전한 발치를 위해 전신마취를 하기도 한다.
다만 물혹을 만들거나 영구치가 나오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며 잇몸뼈 속으로 깊어지지 않고 위치 변화가 없는 경우, 수술하면 정상 영구치의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어린이가 보다 성숙해져 수술을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볼 수도 있다.
송 교수는 “과잉치 가족력이 있다면 영구치가 나올 준비를 하는 5~6세께 특이 증상이 없더라도 치과를 방문해 방사선 영상을 찍어보는 게 좋다”며 “과잉치로 인해 치아 배열이 좋지 않거나 과잉치를 빼는 시기가 늦어 정상 영구치가 스스로 나오지 못하면 추가로 교정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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