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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안된다" 반도체 업계, 코로나 방역 고삐 바짝 죈다

韓 반도체 기업, 재확산에 경계 최고 수준

"초기 도입한 방역 수준 유지…보수적 대응"

美 인텔, 사무실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업계 "코로나 장기화, 업계 지형도 바꿀 것"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클린룸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단 1초라도 공장을 멈추면 막대한 피해가 잇따르는 반도체 업계가 ‘이태원 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주요 반도체 회사는 물론, 미주 유럽에 본사와 생산기지를 둔 인텔 등은 ‘최선의 방역’을 위해 묘수를 짜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기흥·평택 등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체계로 태세를 전환한 이후에도 최고 수준의 코로나19 대응을 유지하고 컨티전시 플랜(비상경영)을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 평택캠퍼스 고덕 반도체 2기 증설 공사장에서 근무하던 삼성물산 소속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차질없는 생산을 위한 방역활동에 더욱 고삐가 쥐어졌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공사 현장에서 인력을 모두 철수시킨 뒤 출입을 통제하고 추가 방역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업장마다 임시 선별소를 운영하고 모든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해 드나드는 임직원의 발열여부를 상시 확인하고 있다. 또한 사업장과 통근 버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 사업장 내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한 주가 시작하는 월요일에는 출입하는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이 자가 문진표 작성과 체온측정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도입한 방역 수준에 변화는 없다”면서 “이태원발 집단 감염에 따라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지역을 방문한 임직원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게끔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이천과 충청북도 청주에 공장을 둔 SK하이닉스도 코로나19가 생산에 타격을 입히지 못하게끔 방역 체계를 단단히 갖춰뒀다. 특히 이 회사는 사무실과 생산라인, 공장 증설현장 등에도 동일한 수준의 프로세스로 확진자 발생에 대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출입문에서 전수 체온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기본이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거나 밀접접촉자와 접촉했을 경우 모두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파악되는 동선을 방역하고 있다. 구내식당에도 칸막이를 해 식사 중 감염 가능성도 차단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되었지만 이태원발 집단감염 등으로 당분간 보수적 관점에서 최고 수준의 방역 태세를 유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는 만의 하나 생산라인 근무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공장 전체가 멈추는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클린룸(CR)은 음압병동보다 더욱 강력한 공조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공기 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탑다운 방식의 공조시설을 갖춘 클린룸에서는 비말이나 먼지가 멀리 퍼질 수 없다. 혹시라도 바이러스가 묻은 비말이나 먼지가 있더라도 공조시설을 통해 헤파필터 이상급 필터로 거르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바이러스 등이 내부로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작업자들은 전신을 감싸는 복장에 장갑, 마스크, 고글, 신발까지 착용한 채 근무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클린룸보다는 사무실이나 구내식당, 건설현장 등에서 확진자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반도체 회사들의 고민거리인 셈이다.



시스템 반도체 회사 인텔의 아일랜드 법인 사무 공간에는 직원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설치돼있다./사진제공=인텔


이 같은 이유로 미국과 아일랜드 등에 본사와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인텔은 한국 기업들보다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한 곳에서 직원들이 출퇴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텔은 연구소와 공장의 필수인력만 남기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명령하기도 했다. 또 사무실 복도와 구내식당 등 여러 사람들이 마주할 수 있는 곳에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설치해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각국의 방역 수준에 따라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생산비용이 유의미하게 늘어나 시장점유율이나 차세대 기술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노가미 타카시 미세가공연구소 소장은 “인텔은 미국과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 3개국에서 프로세서를 생산하고 있으며 비상사태를 선언한 미국의 생산은 위기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대만 TSMC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는 경쟁사 AMD의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코로나19가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두고 다투고 있는 두 업체의 희비를 가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노가미 소장은 또 “미주·유럽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공동개발을 위해 국경을 넘어 반도체 제조사에 접근하기 어려워 차세대 제조장치의 개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 장비전문업체 램리서치도 컨퍼런스 콜에서 “임직원 안전과 건강, 주요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운영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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