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 중앙아메리카 국가 온두라스의 대통령이 1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요청했다. 특히 중미 국가의 최대 관심사인 ‘전자정부 구축’을 위해 한국과 교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문 대통령은 긍정적인 답변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25분간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알바라도 온두라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온두라스는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 8개국 회원국으로 구성된 중미통합체제(SICA) 의장국이다.
이날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제안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전자정부를 추진하기 위해 공공혁신부를 신설하고 정부 업무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하고 “한국은 성공적으로 전자정부를 구축한 선도국”이라며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희망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또 “전기차와 가스차, 농업 분야 등에서도 한국이 선진국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해당 분야에서 한국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온두라스의 전자정부 추진 사업과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나머지 분야도 양국이 적극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온두라스와 한국은 국가 정책의 방향이 같아서 무궁무진한 협력 사업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 기업이 대중교통 사업이나 전자정부 사업 등에 참여하여 투자하면 한국과 중미국가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에게 온두라스 초청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한국 외교부 장관에게 온두라스 측과 소통하도록 당부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두라스 정부가 코이카 단원 등 우리 국민들이 최근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협조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아울러 현지 진출 기업과 국민의 안전과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우리가 기울인 노력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온두라스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우수한 방역 체계를 갖추고 코로나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점을 축하드린다”면서 “한국의 리더십과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인도적 지원과 방역 경험 공유 등이 코로나 대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온두라스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지지해 준 우방국”이라면서 “한국의 경험 공유 등이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각자도생하지 않고 연대와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온두라스는 국제무대에서 언제나 한국을 지지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의 연대와 화합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온두라스의 요청에 따라 올해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가입한 것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CABEI는 중미통합체제 회원국 중 5개국이 설립한 중미 지역 최대 다자개발은행으로 한국은 올 1월 이 곳에 공식 가입했다. 한국은 총 4억5,000만 달러를 출자해 7.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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