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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민승규 "농업혁신가 3,000명 배출…아이들 장래희망에 '농부' 쓰게 할 것"

[한국벤처농업대학은]

기업·공무원·농협 관계자 등 뽑아

매월 1박2일 모여 농업경쟁력 연구

민승규 한국벤처농업대학 설립자(국립한경대 석좌교수)가 12일 서울 청계산 아래 영동농협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벤처농업대학을 통해 1,000여명의 성공한 농업인을 키우겠다고 강조하고 있다./성형주기자




“어린이가 장래희망을 ‘농부’라고 쓰고 부모님들도 자식이 농부와 결혼한다고 할 때 흔쾌히 찬성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민승규(59·사진) 한국벤처농업대학 설립자(국립한경대 석좌교수)는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타 농업인을 많이 키우고 농업을 차세대 산업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충남 금산의 서대산 자락에 있는 이 대학은 열정·창의력·기업가 정신이 있는 농업인 위주로 농식품기업·공무원·농협관계자 등을 뽑아 존경받는 농업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2001년 시작해 지난달 20회 신입생을 맞았고 그동안 3,000여명의 혁신가를 배출했다.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휴강을 했지만 1년 과정으로 매월 한 차례 토요일 오후3시부터 새벽1시까지 수업하고 찜질방에서 합숙한 뒤 다음날 12시까지 공부한다. 현장도 서로 방문하고 연극·합창단·음식·생태공예·독서 동아리 등을 하며 끼와 감수성을 발휘한다. 대신 학사관리는 엄격해 3분의1 이상 결석하거나 사업계획서를 내지 않으면 졸업장을 주지 않는다.





민 교수는 “테드(TED) 식으로 20분씩 돌아가며 발표하는데 ‘이렇게 무림의 고수가 많은지 몰랐다’며 서로 영감과 자극을 받는다”며 “졸업식 때 패션쇼를 하는데 워킹 뒤 우는 사람도 있다. 부끄러움을 잊고 도전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졸업생 중에는 거창의 양돈 동물복지 1호인 김문조 대표, 광양의 매실 명인 홍쌍리 대표, 거창의 사과명인 김정오 대표, 대전의 한우명인 백석환 대표 등 생산부터 가공·유통서비스까지 기라성 같은 농업인이 많다. 이 같은 성공사례를 1,000명까지 배출하는 게 이 대학의 목표다. 민 교수는 “20~40대 젊은 층의 참여도 많이 늘었는데 ‘존경받는 농식품회사 사장이 되겠다’고 선서한다”고 했다.

이 대학은 민 교수가 삼성경제연구소 근무 시절 유일한 농업경제학 박사로 1990년대 중반 세계화 바람 속에 농업개방을 강조하는 다른 전문가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시초가 됐다. “당시 ‘사과 따러 갑시다’라고 해 20여명이 함께 농촌을 찾아 못난 사과를 따주는 적과작업을 했는데 ‘다시는 농산물이 비싸다고 안 하겠다’고 하더군요. 이후 단체로 농촌을 찾았는데 디지털 격차가 눈에 띄어 회사 노후 컴퓨터 15대를 화성의 한 농협에 기부하고 3년간 매주 정보화 교육을 했어요. 그 뒤 2년간 전국을 돌며 벤처농업 설명회를 하며 농민과 벤처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가 농민들의 요구로 폐교를 물색해 대학을 설립했지요.”

그러다가 2012년 건물 붕괴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이 정도 봉사했으면 됐지’라는 마음에 접으려고 했다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던 말은 거짓이었냐’는 농민들의 질타를 받게 된다. “그때 너무 부끄러웠죠. 결국 한 졸업생이 땅을 싸게 내놓고 십시일반으로 4억원을 모아 학교를 짓고 폐우체통 700개를 연결해 울타리를 만들었지요.” 스스로 농업 이미지를 제고하자는 차원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을 거절하는 것도 이런 자부심 때문이다.

그는 “연구소에 있을 때 차별화를 위해 10여년간 170곳의 현장을 다녔는데 정부에도 근무하고 네덜란드 연수도 해보니 이제 솔루션이 보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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