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급성장 중인 온라인 유통산업의 불공정행위에 관해 “새로운 경제질서와 거래형태가 형성되는 초기부터 공정성을 확립해 건전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회경제의 변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의 불공정행위와 비대면 거래에서 소비자 피해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개최된 것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행태를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산업의 강자로 떠오른 온라인 플랫폼이 중소 입점업체에 각종 비용을 전가하는 등 갑질 행태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현안점검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플랫폼 경제가 워낙 다양하고 새로운 양상이라 기본 법 체계로는 규율이 어렵다”면서 “새로운 법률(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플랫폼 갑을관계 문제의 해소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현행 법 체계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영세한 입점업체를 상대로 부당하고 불공정한 수수료를 받는다면 불공정약관이나 불공정 행위로 규제할 수 없는지 살펴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택배업을 예로 들며 플랫폼 노동자의 중계로 배달이 이뤄지는데도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처럼 돼 있어 노동자의 법적 지위가 안정되지 않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불법 사금융과 보이스피싱·사이버도박 등 최근 기승을 부리는 민생침해 범죄에 대한 근절책도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민생침해 범죄와 사행성 범죄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 “초기부터 강력하게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범정부적 논의가 이뤄진 만큼 이날 협의회에는 총 36명의 반부패·공정정책 관계부처 장관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범죄와 불공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면서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빠르게 완비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영역인 만큼 부처 간 공조를 강화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단속의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통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칭)’의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입점업체에 대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판매가격 간섭, 판촉비용 전가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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