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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텅텅 비어...국내기업에도 '50년 무상임대' 필요"

■ 리쇼어링 비판한 송공석 대표

대기업 함께 안들어오면 성공 못해

엉뚱한데 예산 쓰는 것 같아 답답

꿋꿋이 버텨온 중기들 역차별 안돼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는 47년간 양변기와 대·소변기, 세면기 등의 위생도기를 생산해왔다. 인건비가 올라 어려움을 겪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때마다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생산성을 높이는 식으로 정면 돌파했다. 내부에 노조가 있지만 상생정신으로 해결했다. 회사가 이익이 늘면 가장 먼저 직원에게 돌려줬고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위기가 찾아오면 노조에 양보를 부탁해 해결하는 식이다. 47년간 와토스코리아에서 극한의 분규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도 노사 상생정신이 있어 가능했다.

이런 송 대표도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회귀)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5월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송 대표는 “리쇼어링 정책은 힘들게 남아서 버텨온 기업에 역차별”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에는 어느 중소기업 대표의 주장으로 치부됐지만 그의 리쇼어링 정책에 대한 비판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6일 서울경제와 만난 송 대표는 “정부는 해외에서 사업이 안 돼 국내로 들어오려는 기업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하며 리쇼어링 정책을 펴고 있는데 난센스”라며 “리쇼어링 정책은 원천적으로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꼽았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 떠나거나 원청인 대기업과 동반 진출, 그리고 국내 시장 한계 봉착 등이다. 송 대표는 “시장을 찾아 나선 기업은 시장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로 돌아올 이유가 없고 대기업을 따라 나선 곳은 대기업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못한다”며 “두 가지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사업을 하지 못해 해외로 나간 기업만 남는데 이들 기업은 국내로 유턴한다고 해도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성장에 한계를 보여 해외의 값싼 노동력을 찾아 떠난 기업들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와토스코리아도 이제는 중국산 등과의 경쟁에서 버틸 여력이 줄어들어 값싼 인건비를 찾아 베트남 진출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을 두면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자는 심정으로 남아 있었다”며 “이런 기업들은 놔두고 해외에서조차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정부가 예산을 들여 리쇼어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쇼잉(보여주기 식)’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송 대표는 본사를 인천에서 2013년 전남 장성 산업단지로 이전했다.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국내에 남아 있으려는 고육책이었다. 47년 업력의 와토스코리아마저 베트남 등으로 공장 이전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버티지 못하고 해외로 간 기업을 다시 불러들인다는 게 김 대표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는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자칫 국내에 남아 버티던 건실한 기업들을 역차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방 산업단지를 가보면 아직도 빈 땅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국내 기업들이 공장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게 리쇼어링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외국계 투자를 유치해 외국인 투자기업이 되면 50년간 토지를 무상으로 임대할 수 있는 것처럼 국내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일 와토스코리아는 창립 47주년을 맞았다. 송 대표는 회사를 조금이라도 더 키워서 물려주려고 했는데 “정부가 (제 결심을) 막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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