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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로여는 수요일] 숲속의 장례식
최창균

죽은 나무에 깃들인 딱따구리 한 마리

숲을 울리는 저 조종 소리

푸른 귀를 열어 그늘 깊게 듣고 있는

고개 숙인 나무들의 생각을 밟고 돌아

다음은 너

너 너 너 넛,

다시 한번 숲을 울리는 호명 소리

한 나무가 죽음의 향기로운 뼈를 내려놓는다

따르렷다 따르렷다



딱따구리 한 마리가 숲을 뚫는다

마침내 그 길을 따라

만장을 휘날리는

나무의 행렬들





나무들은 싹이 터서 죽을 때까지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한다. 평생 태양을 숭배하며 한 뼘씩 수직의 계단을 올라간다. 어떤 나무도 궁극 태양의 사원에 당도하지 못하지만 저마다 자신의 정점에서 죽는다. 나무들은 대개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꼿꼿이 서 있다. 딱따구리 의사가 사망선고를 내리면 비로소 상여 꽃 같은 버섯 꽃이 피기 시작한다. 나무들의 죽음은 땅의 복음이다. 아름드리나무도, 한 뼘짜리 나무도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는다. 나무가 살아서 추구했던 높이는 죽어서 숲의 깊이가 된다. 숲은 어떤 나무의 죽음에도 초록의 상장을 달고 아낌없이 경배한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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