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美연준처럼...저신용회사채 사는 ‘한국판SPV’ 24일 가동

초기재원 3조 규모

산은 1조 출자+2,200억 후순위 대출, 한은 1조 7,800억 선순위 대출

AA 우량채 30%, A등급 55%, BBB이하 15% 매입

비금융사 회사채·CP 매입, 금융사는 제외...여전사는 필요시 매입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00% 미만 기업 제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저신용등급 회사채·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특수목적기구(SPV)가 닻을 올리고 오는 24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17일 정부·한국은행은 “SPV가 지난 14일 법인 설립 등기를 했고 한은이 17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SPV에 대출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V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에서 저신용등급 회사채·CP가 소화가 안 되면서 설립됐다.

초기 재원은 3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이후 투자 수요가 있으면 7조원 규모를 ‘캐피털콜’ 방식으로 조성한다. 당초 SPV 재원 규모가 최대 20조원이었으므로 추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10조원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 초기 조성액 3조원 중 1조원은 정부 출자를 토대로 한 산업은행의 출자로 이뤄진다. 나머지 2조원은 산은이 2,200억원을 후순위 대출로, 1조 7,800억원은 한은이 선순위 대출로 조성한다.

매입 대상은 비금융회사 발행물이며 신용등급 A~BBB의 비우량채 위주로 매입한다. 금융사가 발행하는 회사채·CP, 금융사가 채무 보증한 PF-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등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사는 자체적인 자금조달, 금융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증권사에도 다양한 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이 이미 가동 중”이라고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 회사채·CP는 여전채 시장 안정,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여력 확보 등을 위해 필요시 다른 프로그램에 준하는 조건으로 매입한다.



매입 대상 신용등급은 우량채 30%, 비우량채 70% 수준으로 관리한다. 세부적으로 AA등급 우량채 30%, 비우량채인 A등급 55%, BBB등급 이하 15% 등으로 하되 시장 여건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용한다. 투기등급(BB등급) 중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후 등급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추락천사(fallen angel)도 매입 대상에 포함한다. 신용평가사로부터 서로 다른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기업은 낮은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한다. 아울러 이자보상비율이 2년 연속 100% 이하인 기업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부는 “SPV의 목적이 코로나19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회사채는 만기 3년 이내, CP와 단기사채는 만기 3~6개월인 경우 매입 대상이 된다. 회사채는 차환이 안 되고 CP·단기사채는 SPV가 해당 CP를 최초 매입한 날로부터 1년 이내(만기일 기준)까지 차환이 가능하다. 원칙적으로 발행물을 중심으로 매입을 하며 시장 안정 등을 위해 필요할 경우 유통물 매입도 가능하다. 매입금리는 기업의 시장자금조달 노력을 유도하도록 시장금리보다 낮지 않게 설정할 계획이다.



매입 결정은 SPV 이사회가 내린다. 정부는 이사회 자문기구로서 ‘투자관리위원회’를 두고 투자 가이드라인 제정 등 지원을 한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총 5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투표로 정한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은이 추천하는 민간전문가 각각 1명, 산은이 다른 기관의 동의를 받아 추천하는 민간 전문가 1명, 산은 부행장 등으로 구성된다. 투자대상 선별, 투자 등의 업무는 산은이 SPV로부터 위탁을 받아 수행한다.

SPV는 내년 1월13일까지 6개월간 증권을 매입한다. 그간의 운영 성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SPV는 설립일로부터 4년이 지난 2024년 7월13일까지 운영된다. 매입기간 6개월과 자산보유기간 3년, 청산기간 6개월 등을 합한 기간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최근 우량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비우량채 투자 수요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비우량등급 기업 중심으로 회사채 미매각 우려 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율을 보면 AA 이상 우량채는 지난해 6월 357.9%에서 올해 6월 333.7%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비우량채인 A등급은 같은 기간 477.2%에서 232.1%로, BBB 이하는 353.3%에서 178%로 크게 하락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비우량채 발행 여건 개선,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축소 등을 통해 자금시장 불안소지를 완화하고 기업 자금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