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설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KB증권이 관련 업무를 9년 만에 중단한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8월24일부터 FX마진거래 업무를 중단한다. FX마진거래를 위한 신규계좌 개설이 불가능하며 올해 말까지 기존 계좌의 보유 잔액도 청산될 예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투자 위험도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고객보호 차원에서 거래 업무를 중단하게 됐다”며 “관련 거래 수요는 장내 통화 선물 거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의 FX마진거래 서비스는 지난 2016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하기 전인 2010년부터 현대증권에서, 2011년부터는 KB투자증권에서 각각 시작됐다.
장외 파생상품인 FX마진거래는 최대 10배의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동원해 두 가지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거래로,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 ‘개미들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고위험·고수익 금융투자상품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인가를 얻은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고 거래 단위당 1만달러(약 1,200만원)의 개시 증거금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불법 사설 거래업체들이 높은 증거금에 부담을 느끼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초단기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관련 투자 피해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높아진 환율 변동성도 고수익을 노린 FX마진거래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설 FX마진거래에 대해 ‘소비자경보(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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