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열두 척의 배로 해전 뛰어든 이순신처럼 저도 그럴 것"

남북관계 복원 속도전 의지 강조한 듯

"남북관계 성과내면 통일부 위상 격상될 것"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명량해전에 참전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심정으로 통일부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통일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배로 바로 해전에 뛰어들 듯 저도 그럴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처럼 통일부 장관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는 질의에 “그동안 통일부의 위상과 기능에 대해 실질적인 공헌과 관련해서 공도 있고 과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적 시각 중에는 외교부나 NSC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상이 평가절하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저로서는 통일부의 권한과 권능, 제도적으로 격상을 시켜주신다면 어떤 일을 하겠다고 말씀드릴 처지는 안된다”며 “그만큼 우리의 상황이 여유 있지도, 한가하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당면한 위기를 돌파해 내는 능력을 통일부 식구들과 함께 만들어 낸다면 그와 걸맞게 법제적인 위상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막혀있는 남북관계, 교착된 한반도 평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로 뛰어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취임 후 통일부의 위상 격상 문제보다 남북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한미 워킹그룹과 별개로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할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 후보자는 ‘한미워킹그룹은 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대북제재를 효율적으로 풀어내는 기능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제재 영역이 아닌 인도적 협력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추진할 수 있다”며 “나아가 인도적 협력에 해당하는 부분은 교역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지난 21일 남북 회담본부에서 열린 기자회에서 북한의 금강산 물, 백두산 물, 대동강 술을 남측의 쌀·약품과 맞바꾸는 방식 등 물물교환 등을 통한 남북교류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개별관광에 대해서는 “한미워킹그룹에서 어디까지 논의됐는지 확인 못 해 드린다”며 “코로나 19 이전 (기준으로) 고려하면 가능한 길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