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GM이 니콜라 지분 11%를 20억달러에 인수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은 니콜라 임원 1명을 지명할 수 있는 권리도 얻었다. 이번 제휴로 GM은 오는 2022년 하반기부터 니콜라의 ‘배저’ 트럭을 설계·생산하고 니콜라에 ‘얼티엄’ 배터리와 ‘하이드로텍’ 연료전지 기술도 공급하게 됐다. 또 니콜라는 GM의 인증된 부품을 활용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GM과의 제휴로 향후 10년간 배터리 비용 40억달러, 엔지니어링 비용 10억달러 등 총 50억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니콜라와 GM은 이번 제휴로 자원과 비용을 아끼는 한편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클 크렙스 오토트레이더 수석 애널리스트는 “GM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비용과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전기화를 가속화하려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4일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의구심을 자아냈던 니콜라의 비즈니스모델이 GM과의 제휴로 검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콜라는 상장 이후 차 한 대 팔지 않고도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제2의 테슬라’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이후 실체가 없다는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애리조나주의 쓰레기수거 업체 리퍼블릭서비시스로부터 쓰레기트럭 2,500대 주문을 확보하면서 니콜라의 구상이 차츰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GM과의 제휴로 니콜라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 재무전략분석 기업 코언의 제프리 오즈번은 “이번 제휴는 니콜라가 역동적인 자동차 산업에서 안착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GM의 ‘하이드로텍’ 수소연료전지 대량 상용화를 의미하며 중장비운송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 기술 채택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긍정적 선행지표”라고 강조했다. 또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제휴에 대해 잠재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뒤집는(game changing)”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니콜라의 비전에 대한 신뢰가 확고해지게 됐으며 니콜라와 관련한 회의론이 말끔히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GM과의 제휴를 발표한 후 이날 니콜라 주가는 주당 50.05달러로 올라 40% 이상 급등했다. GM 주가도 8% 가까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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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동맹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렙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기차·커넥티드카·자율주행 시대에는 이를 혼자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가진 회사가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으며 전략적 제휴가 하나의 큰 흐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GM은 이번 니콜라와의 제휴에 앞서 3일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와 북미시장에서 엔진과 자동차 차체(플랫폼)를 공유하고 부품을 공동 조달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본업인 전통 차량 제조 부문의 비용을 절감해 전기차와 자율주행 같은 미래차 기술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두 회사가 가진 경영자원을 공유해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 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는 지난해 4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5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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