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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도시]"아무리 아름다워도 기능 충족 못하면 병원이라 할 수 없어"

■유희진 정림건축 소장

디자인 위해 본질 흩뜨려선 안돼

루버·중정도 기능적 이유로 채택





“이화‘여자’대학교의 의료원이라는 타이틀은 건축사의 시선을 한군데로 묶어두기 쉬웠어요. 여자대학의 병원이기 때문에 ‘분홍색’ 혹은 ‘곡선’ 등 외적인 특징을 떠올리는 편견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저희는 병원이라는 건물이 가지는 기능과 더불어 이화여대가 갖고 있는 도전·개척정신에 주목했습니다. 가끔 멋진 디자인을 위해 ‘기능’이라는 본질을 흩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첫째로 기능에 충실한 설계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대서울병원의 설계를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대한 유희진(사진)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의 답변이다. 유 소장은 “특이한 외관 덕에 설계할 때 디자인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이대서울병원은 ‘기능’에서부터 시작한 건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대서울병원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루버’와 ‘중정’ 모두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병동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기능적인 이유로 채택된 요소들이다. 그는 “병원은 기본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치유하기 위해 설계되는 건물이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이 기능을 충족하지 못하면 병원이라고 할 수 없다”며 “병원으로서의 기능성과 효율성만큼은 다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설계만 전담해 맡고 있는 그는 병원을 ‘도시’에 빗댔다. 그만큼 복잡하다는 의미다. 병원은 완공된 후에도 의료환경에 따라 증축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변화할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가진 서로 다른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이대서울병원과 같이 1,000병상이 넘어가는 3차 의료기관을 설계할 때는 각종 기능실과 첨단 의료장비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병원’이라는 건축물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유 소장은 “병원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사명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 어떤 건축물보다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인 만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팀원 간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 소장은 “1,000병상급의 상급 병원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30~40명의 설계자가 투입된다. 이처럼 전문성 있는 팀원들과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정림건축의 장점”이라며 “팀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좋은 대안이 나오기도 하고, 또 병원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용자와도 꾸준히 대화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안(案)을 도출해낸다”고 말했다./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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