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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면 주가 추락?…기업가치에 갈린다

기업분할 LG화학·대림산업 등

대부분 '단기조정' 패턴 보이지만

KCC·제이콘텐트리는 발표뒤 쑥

분할작업 목적따라 주가 차별화

사업역량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배터리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이 주가에 악재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에 LG화학(051910)의 주가가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분할 결정을 한 기업들의 주가는 일반적으로 단기 약세를 보이는 편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주가가 오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단순히 기업 분할이 호재냐 악재냐를 넘어서 기업 분할 후 조직 재편하고 사업의 전문화·집약화를 꾀해 기업가치를 제고 기대를 이끌어내야만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기업 분할 결정을 공시한 37개 기업 중 23곳의 주가는 이후 7거래일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중 분할작업을 마무리 지은 24개 기업 중 19곳은 실제 분할 기일 이후 7거래일 동안에는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는 분할 공시 결정 이후 7거래일간 4.35% 하락했고, 분할기일 전후 7거래일 동안 6.59% 증가한 것으로 계산됐다. 이달 분할 공시를 낸 LG화학·KCC(002380)는 공시 당일, 대림산업(000210)은 6거래일 간 변동률을 적용했다.

실제로 이달 10일 인적·물적분할을 동시 단행하겠다고 밝힌 대림산업은 공시 이후 6거래일 동안 주가가 10.56% 빠졌다. 복합 기업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면서 사업부 각각이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주주 환원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를 억눌렀다는 해석이다. 지난 1월 필옵틱스(161580)는 2차전지 사업체를 물적분할하겠다고 발표한 후 주가가 13.60% 내렸지만, 분할기일 후에는 2.32% 올랐다.



대부분 분할 후 단기적으로 조정받는 패턴을 드러냈지만 ‘분할은 주가에 악재’라는 방정식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정 사업부를 독립해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워 오히려 투자 매력도를 높인 경우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제이콘텐트리(036420)는 드라마 사업부를 물적분할한다고 밝힌 후 7거래일간 14.85% 상승했다. 드라마 사업부가 전문화돼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을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이달 17일 물적 분할을 통해 주력 사업이 ‘실리콘’임을 피력한 KCC는 공시 당일 7.12% 뛰었다.

다만 분할 기업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받은 면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 분할만으로 주가가 결정됐다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조사대상 37곳 중 17개 기업이 2~3월 분할 공시를 냈다. 해당 기간은 증시가 저점을 다졌던 기간으로 이들도 전반적 하락 추세에 벗어나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분할 작업을 마무리한 24곳 중 12곳의 분할 기일이 4~5월이었는데, 이는 국내 증시가 기운을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탔던 시기다.

결국 기업분할 자체로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기보다 분할 동기가 사업의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인지 따져보는 것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정무권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적분할을 공시한 상장사의 주가는 3개월과 1년 뒤 각각 8.72%, 19.06%씩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같은 인적분할이더라도 목적에 따라 상승 폭이 차별화됐다는 것이다. 사업 전문화를 목적으로 사업부를 떼어낸 기업의 주가는 반등했지만, 지주사회사 체제 전환 목적의 인적분할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높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정 교수는 “사업 전문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단행한 인적분할은 주주 가치 증대에 도움이 되고,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는) 물적분할은 주가에 영향이 미미한 게 일반적 경향”이라며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는 결정인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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