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가 서울 25개 구 중 유일하게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를 인하한다. 인하율은 50%이며 이번 조치로 적게는 1인당 1만원에서 많게는 45만원까지 연내 환급될 예정이다. 서초구뿐 아니라 전국에서 껑충 뛴 보유세 부담을 호소하는 납세자들이 많아 다른 지역으로 재산세 인하 물결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서초구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초구 구세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25일 구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연내 재산세 환급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하 대상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1주택 소유자이며 2020년도분 재산세의 50%를 인하한다. 9억원 이상 주택은 정부가 종부세로 거둬가므로 실질적인 인하 혜택이 없어 제외했다고 구는 설명했다.
구에 따르면 관내 9억원 이하 주택은 6만9,145가구로 전체 주택(13만7,442가구)의 절반정도에 달한다. 이번 재산세 인하로 환급될 재산세는 총 63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9억원 이하 1가구1주택 소유자는 최저 1만원에서 최고 45만원까지 평균 10만원 정도를 환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치구에서는 1가구1주택자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국토교통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 재산세 인하 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서초구의 재산세 인하는 정부가 공시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세 부담이 가중된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서초구의 경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2.5% 급등했고 이에 따라 주택분 재산세 납부액이 최근 3년 동안 72%나 올랐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초구는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 다른 구에도 재산세 인하에 참여해달라고 제안했으나 24대1로 부결됐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부동산 투기와는 전혀 무관한 1가구1주택자, 중산층·서민들도 세금 폭탄을 맞게 돼 주민들의 항의와 하소연이 하루에도 1,000통 넘게 구청으로 빗발쳤다”며 “다른 자치구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재산세 세율 인하를 속히 시행해 세금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눈물을 하루빨리 닦아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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