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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소리도 없이' 찾아온 범죄…이것은 선(善)인가 악(惡)인가(종합)

영화 ‘소리도 없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유재명, 유아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단순히 범죄극이라기에는 뭔가 요상하다. 끝까지 등장인물의 속마음도 결말도 예측할 수 없는 독창적인 영화가 나타났다. 유재명과 유아인 두 연기파 배우들이 일상에서 범죄로 빠져드는, 급변하는 상황을 풀어가는 힘은 끝까지 쫄깃함을 유지한다. 뻔한 이야기는 분명 아니다.

12일 오전 영화 ‘소리도 없이’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홍의정 감독과 배우 유재명, 유아인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계란 장수라는 본업이 있지만,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근면하고 성실하게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가는 창복(유재명)과 그를 돕는 태인(유아인)이 11살 어린 여자아이를 억지로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작품. 일을 맡긴 실장은 그들이 처리해야 할 시체가 되고, 아이는 유괴된 것을 알게 된 두 남자는 뜻하지 않게 수없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홍 감독은 작품을 “자신이 결정하지 못한 삶 속에서 생존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때문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선과 악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진다. 유아인은 이를 두고 “이 시대를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가져야 하는 생각들의 옳고 다름을 너무 쉽게 나누고 있지 않을까, 이해하지 못하면서 함부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지 않을까, 이와 같은 고민을 영화적으로 간결하고 편안하게 다루고 있다”고 짚었다.

극중 창복은 생계를 위해 나쁜 일을 하면서도 신앙심은 깊은 인물, 태인은 세상과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홍 감독은 태인에 대해 “이 인물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세상이 안 들어주면 목소리가 안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창복에 대해 “태인 옆에 어딘가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사람의 가치를 태어난 것만으로도 인정해주는 곳은 종교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재명은 특히 창복의 신앙심에 대해 “창복에게 신앙은 삶이다. 그렇기에 이 일을 수락했을 것이고. 삶이었기에 받아들였고, 그 과정에서 이 일(시체처리)을 하고 죄책함을 씻을 수 있는 탈출구였다”며 “신앙심이 깊은 것 같으면서도 돈이 들어오면 받아들이는, 기준이 없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말 많고 착실해 보이는 창복과 말을 하지 않고 늘 뚱해 보이는 태인은 극과 극의 인물로 비친다. 홍 감독은 “좋게 보면 아들과 아버지처럼, 크게 보면 선후배, 더 크게 보면 세대와 세대의 거리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조금 더 산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이 겪고 깨달은 정보가 인생의 진리인 것처럼 전달해준다. 그 정보의 내용은 사실 옳은 말이지만 쓸데없기도 하고, 그런 관계에서 오는 아이러니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소리도 없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홍의정 감독(가운데)과 배우 유재명, 유아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오랜만에 ‘수다쟁이’ 같은 모습을 보인 유재명은 “대사가 많아서 불편한 것은 없었다. 어떤 말을 해도 창복의 베이스만 잘 잡고 있으면 시나리오 없는 말도 나왔다”며 “말이 많다는건 이 작품의 에너지가 말을 많이 해도 재미있고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기인했다”고 말했다.

연기인생 처음으로 말을 하지 않는 인물을 연기한 유아인은 “대사가 없는 인물이기에 더 과장된 표현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 부분은 지양하면서 부담이 연기에 반영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홍의정 감독과 유재명 선배를 믿었다. 이분들을 계속 파헤치고 들여다보며 깊은 신뢰를 쌓았다”고 캐릭터 형성 과정을 전했다.

대사가 없는 인물이기에 더 과장된 표현을 하려 노력하지는 않았다. 그런 부분을 지양하면서 부담이 연기에 반영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홍의정 감독과 유재명 선배를 믿는 것밖에는 없었다. 이분들을 계속 파헤치고 들여다보며 깊은 신뢰를 쌓았다.

유재명과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유재명은 “유아인이 본명일 정도로 잘 몰랐는데 작품을 하며 어떤 배우보다 더 열심히 분석하고 준비하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연기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나는 20년 전부터 일을 하니 작업을 성스럽게 대하는게 있는데 유아인은 즐기고 맘껏 소통하더라. 현장에서 연기하는 내내 만족감을 느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아인 역시 “존재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감사했다. 태인이 그런 것처럼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드릴게 없어서 죄송스럽기도 했다”며 “그냥 촬영하는 순간 그 인물이 될 수 있었고, 감정적 불순물이 없었다”고 화답했다.

한편 영화 ‘소리도 없이’는 15일에 개봉한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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