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던 기간에 청와대에 파견 중인 검찰 관계자를 만난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 검찰은 김 대표가 이 관계자에게 ‘용돈’ 명목으로 금품 등을 줬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와 만난 이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검찰에서 부르면 전부 다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KBS방송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본인과 배우자·아들 명의로 옵티머스 펀드에 5억원을 투자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행정안전부는 “(장관) 본인도 손실이 커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근무를 했던 전직 검찰 수사관 A씨는 옵티머스 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두세 차례 김 대표를 만났으며 이전에도 통화를 몇 차례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대략 1년 전 김 대표를 개인적으로 처음 소개받아 알고 지내온 사이였다고 한다. A씨는 청와대 파견근무를 끝으로 지난 7월 사직서를 내고 9월부터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김 대표가 A씨를 두고 “용돈을 챙겨줬는데 사건 터지니 연락을 끊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본지와 만나 이 같은 의혹 제기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A씨는 “김 대표를 만난 적은 있지만 용돈 10원짜리 하나 받은 사실이 없다. 누구한테 용돈을 보내서 관리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김 대표와의 만남에서는 시중에 도는 얘기 등 주로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만 했을 뿐 사건 관련 얘기는 전혀 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옵티머스 관련) 사건이든 사업 현안에 대해서 통화한 사실이 없고 설사 통화를 했더라도 나와 그렇게 빈번하게 통화하지 않았고 어쩌다 한 번씩 안부 전화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A씨는 “검찰에서 부르면 나가서 모두 설명하면 된다”며 조사를 피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옵티머스 수사가 시작된 7월 청와대 파견직을 사직한 것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인들에게 지난해부터 “나와서 개인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파견기간이 끝나는 시점인 7월까지만 근무하고 사직서를 냈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본지 취재 결과 김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A씨 외에도 다른 전현직 검찰 관계자들과 알고 지낸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김 대표는 최근 검찰에 진술하면서 “정관계 로비로 한 푼이라도 줬다면 전부 다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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