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5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노모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76)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아들이 술만 마시는 게 불쌍해 살해했다’고 말했다”면서도 “피고인이 76세의 고령이고 경찰에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아들이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며 “희망도 없고 진짜로 너무 불쌍해서 범행했다”고 울먹였다.
재판부는 76세 노모가 체중 100㎏을 넘는 아들을 가로 40㎝, 세로 70㎝ 크기의 수건으로 목졸라 살해할 수 있는지 의심했지만, A씨는 “아들이 술을 더 먹겠다고 하고 여기저기에 전화하겠다고 했다”며 “뒤에서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는데 정신이 있었고 수건으로 돌려서 목을 졸랐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사건 현장에서 곧바로 사망한 게 아니라 저산소증을 보인 뒤 병원으로 옮겨져 숨졌다”고 밝혔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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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 모친을 대상으로 한 아들의 가정학대가 일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결심 공판 전 A씨의 딸은 증인으로 출석해 “오빠가 평소에도 만만한 엄마를 때렸다”며 “이혼하고 양육비도 보내주지 못해 아들을 못 보고 돈벌이도 못 하니 엄마만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아들의 목을 졸랐다”고 112에 직접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B씨는 만취 상태였으나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같이 사는 아들이 평소 술을 많이 먹고 가족과도 다툼이 잦았다”고 진술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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