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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부양책 이제 시작”이라지만 갈 길 멀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 일괄처리 원해

코로나19 부양안 규모 큰 폭 삭감 가능성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현지시간) 새 정부의 경제팀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취임 전에 나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는데요. 지금까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대규모 재정 지출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클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죠.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는 데다 자신이 공언한 중산층 복원을 위해서는 정부가 돈을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의 구상은 얼마나 가능할까요. 당장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보인 추가 부양책에 대한 생각을 보면 이번 달에도, 아니 앞으로도 부양책 통과는 매번 난관을 통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규모 지출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구상이 시작부터 삐걱댈 수 있다는 뜻이지요.

옐런 "긴급하게 움직여야 한다"...파월도 "추가지원 필요" 거들어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의 경제팀이 내년 1월 대통령 취임 후 새 정부가 내놓을 구제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초대 재무장관에 내정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긴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경기둔화가 더 빨라지고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새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지만 계속 늦어지고 있는 추가 부양책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추가 부양책을 합의하지 못하고 내년까지 늦어지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말이지요.

답답했는지 상원의 초당파 의원들이 이날 9,08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공화당 수뇌부와 얘기가 된 것은 아니지만 부양책이 더 늦어질 경우 생길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죠. 여기에는 1,200달러 수준의 가계에 대한 직접 지원은 빠져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상원 증언에 나서 추가 부양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PA연합뉴스


지금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의가 없습니다. 상원 증언에 나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너무 적은 부양보다 너무 많은 부양의 위험이 작다”며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했지만 진정한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경제는 더 많은 재정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의회가 중소기업을 위한 추가 부양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죠.

중요한 것은 므누신 장관의 말을 보고 “어? 트럼프 정부가 부양책을 지지하나 보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므누신 장관이 중소기업을 거론하면서 부양책이 중요하다고 했지,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바라는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한 게 아닙니다. 누구의 부양책이냐, 또 규모가 얼마냐가 핵심인 것이죠. 므누신 장관의 말은 중소기업처럼 꼭 필요한 곳에 적은 규모로 해야 한다는 걸로 이해하면 됩니다.

매코널 "내년 예산안과 함께 처리"...대폭 삭감 노림수
실제 상원을 틀어쥐고 있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의 말을 보면 이 같은 부분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민주당 안의 4분의1인 5,000억달러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죠.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그는 이날 초당파 의원들이 제시한 9,08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에 대해 “우리는 시간이 없다”며 사실상 이를 거부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난 달 3일 대선 이후 부양책에 대한 직접적인 얘기를 나누지 않았는데요. 이제 다시 서로의 안을 검토하기로 한 상태이긴 합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공화당이 새 초안에서 연준에서 쓰지 않고 남은 돈, 4,290억달러를 돌려받아 이를 재활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총액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초당파 의원들이 내놓은 9,080억달러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펠로시 의장 구상의 절반 정도죠.

추가로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특정 분야에 국한한 구제법안을 처리하고 싶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예산안과 구제법안이 함께 처리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매코널이 코로나19 구제안이 옴니버스 예산안에 추가될 것이라고 했다”며 “이는 코로나19 구제안의 규모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의장. 그와 공화당 사이의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에 대한 간극이 크다. 지금으로서는 칼자루를 공화당이 쥐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9월까지입니다. 지금 의회는 2021회계연도(2020. 10~2021. 9)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기한이 일단 11일입니다. 옴니버스 빌은(일괄예산안·Omnibus Spending Bill)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논쟁과 시간 지연을 막기 위해 다양한 항목을 한 번에 묶어서 처리하는 방식인데요. 여기에 정부 부처 예산지출이 모두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지출법안과 코로나19 구제안이 하나의 패키지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것의 결과는 구제안 규모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반 예산지출 항목과 함께 논의되다 보면 당연히 겹치는 항목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전체적인 총규모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공화당의 노림수가 여기 있는 것이죠. 내년 이후의 집권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계속 시간을 끌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칼자루가 공화당에 있다는 얘기죠. 일이 되게 하려면 민주당도 계속 규모에만 집착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동의할까?...바이든, 상원 선거결과 따라 앞으로도 고행길 가능성
앞서 언급했지만 의회는 우선 11일까지 내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합니다. 지난 9월30일까지 처리해야 했었지만 입장 차가 커 급한 대로 단기예산안에 합의해 이를 쓰고 있는 상태죠. 정부가 올 초 제시한 연방예산은 4조8,000억달러인데 이중 1조4,000억달러의 배분 문제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양 당이 합의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남부연합 지도자들의 이름을 딴 군사기지 명칭을 바꾸는 방안이 예산안에 포함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에 대한 재뿌리기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물론 이 때문에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를 고려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대규모 재정부양책은 쉽지 않을 겁니다. 그 역시 선거 때는 대규모 인프라 지출을 내걸었지만 선거에서 진 마당에 이를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트럼프라면 더 그렇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두고두고 바이든 당선인을 괴롭힐 수 있다. /UPI연합뉴스


결국 예산안에 코로나19 부양안이 겹치고, 트럼프 대통령 변수까지 감안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 전개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를 괴롭히려면 끝까지 괴롭힐 수 있는 것입니다. CNBC는 “2주 안에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 때까지 우여곡절이 많을 겁니다.

이번 코로나19 구제안은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가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워싱턴 안팎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인프라와 주택, 교육, 청정에너지 등에 10년 간 7조달러 이상이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1월5일 치러지는 조지아주 상원 선거(2석)가 핵심이죠. 현재 확보 의석이 민주당 48석, 공화당 50석인 가운데 2석의 행방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조지아주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공화당이 1석만 확보해도 다수당(전체 100석)이 될 수 있어 더 유리합니다. 다만, 선거 때까지 한 달 넘게 남았으니 좀 더 지켜봐야겠지요.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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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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