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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中과 손잡나...속타는 K배터리

수명 길고 값 저렴한 LFP 방식 검토

현지 시장 고려 中에 생산 맡길 수도

국내 업체에 중장기 위협 요인 우려





21일(현지 시간) 알려진 오는 2024년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배터리의 안정적 조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출 자체는 전기차 저변 확대 측면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호재다. 하지만 애플이 배터리를 자체 설계해 중국 업체들과 협력·생산까지 하는 식으로 내재화한다면 이는 중장기적으로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뿐 아니라 테슬라도 2만 5,000달러(약 2,900만 원)짜리 ‘반값 전기차’를 3년 안에 내놓겠다며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수소 미래차로 넘어가는 역사적 시기에 배터리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한 전략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리튬인산철(LFP) 방식의 배터리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팩 디자인도 셀 단위에서 모듈을 거치지 않고 곧장 팩을 조립하는 방식의 디자인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모듈→팩’ 단위로 구성되는데 애플은 셀 다음인 모듈 단계를 건너뛰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팩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배터리 사용의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는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의 ‘모델3’ 스탠더드 버전 등에 공급한 형태기도 하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애플이 니켈코발트망간(NCM)이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가 아닌 LFP 배터리를 검토하는 데도 주목하고 있다. LFP는 니켈과 코발트 소재가 사용되지 않아 NCM이나 NCA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길고 저렴하며 안정성이 좋지만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 가능 거리는 짧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방식은 중국에 난립해 있는 현지 전기차 배터리 메이커들이 채택하는 보급형 배터리”라고 설명했다. NCM이나 NCA, 나아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에 비하면 구(舊) 버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중국 배터리 업체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로서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지 업체와의 협력이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다. 배터리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LFP 방식은 수명이 길기 때문에 애플이 자율주행 택시나 셔틀 등 공공 서비스에 이용되는 차량 목적으로 LFP 배터리를 전략적으로 채택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애플이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애플이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설계는 직접 하지만 제조는 중국 등에서 하는 방식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배터리 설계와 생산은 차이가 크다”며 “실제 양산까지 하기 위해서는 설계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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