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등록금 인상을 시도했던 서울대가 올해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11일 “지난 7일 3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열고 2021학년도 학부 및 대학원 등록금을 각각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어려워진 경제 상황 등을 고려했다는 게 서울대 측 설명이다.
애초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열린 등심위 1차 회의에서 법정 상한률 최고치인 1.2%의 등록금 인상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교육부가 정한 2021학년도 대학 등록금의 법정 상한률과 같은 수치였다. 등심위에 참여했던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 측은 학교 측이 지속적인 등록금 인하·동결과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의 재정 상황이 악화했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생들은 ‘코로나19로 학생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는 방안’이라고 반발했다. 또 2차 등심위에서 등록금 2.3% 인하안을 제시했다. 결국 양측은 이어진 논의 끝에 수업료를 동결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학생 측이 요구했던 대학원 입학금 폐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부 입학금은 2018년에 폐지됐다.
이로써 2009년부터 인하되거나 동결됐던 서울대 등록금은 올해도 그 추세를 이어가게 됐다. 서울대는 2009~2011년 3년간 등록금을 동결했고 2012~2017년 6년간 등록금을 인하했다. 이후 올해까지 4년째 등록금 동결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대가 올해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다른 대학들의 등록금 산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수업·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등록금 인하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도 변수다. 전국 대학 학생회 네트워크는 이달 7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1학년도 등록금 산정을 앞두고 수많은 대학이 재정 악화에 대한 책임을 학생들에게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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