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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일회용 비닐봉지 주웠을뿐인데"…벌금 70만원 기소

피의자 "비닐봉지를 재사용했을 뿐...강아지 간식 본 적 없어"

검찰 "아무리 소액도 수사...동종 전과 관계 있어" 절도죄 혐의

/서울경제 DB




쓰레기통 앞에 떨어진 일회용 비닐봉지를 가지고 간 50대 여성이 벌금 7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인천지검과 인천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절도 혐의로 A(53)씨를 벌금 7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인천시 서구 불로동에 있는 한 마트에서 시가 3,000∼4,000원 상당의 강아지 간식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초 A씨를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죄명을 절도로 변경했다.

그러나 A씨는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일회용 비닐봉지를 재사용했을 뿐, 봉지 안에 들어있는 강아지 간식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봉지를 주워 마트에서 구매한 물건을 담아서 가지고 온 것이 전부"라며 "누가 봐도 50원짜리인 봉지를 재사용한 것이 어떻게 절도죄가 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쓰레기통 앞에 떨어진 1회용 비닐 봉투 주워서 재활용했다가 절도로 70만원 벌금형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경찰은 강아지 간식을 누군가 훔쳐 갔다는 피해자의 신고에 따라 카드 결제내용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용의자로 A씨를 특정해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무리 물품이 소액이라고 해도 피해자의 신고가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한다"며 "검찰에서 판단해 약식 명령을 한 사안인 만큼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매장 내 습득품은 매장 관리자의 점유하에 있는 것으로 이를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은 절도죄에 해당한다"며 "피의자의 동종 전과 관계와 범행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 등 증거관계를 검토해 절도죄로 약식기소했다"고 했다.

A씨는 검찰의 약식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A씨는 "신고자는 봉지 안에 강아지 간식이 있었다고 하는데 본 적이 없으며 놔두고 갔다는 장소도 카트 위로 실제 주운 위치와 다르다"며 "주운 비닐봉지 안에는 뜯긴 포장용 비닐만 들어있어서 누가 봐도 버려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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