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던 주방위군 6명의 밥값을 내주려고 했는데 너무 늦었다네요. 다른 분이 이미 내셨대요. 워싱턴DC에 좋은 분들이 사십니다"
미국 워싱턴DC 주민 토미 맥플라이는 금요일인 지난 22일(현지시간) 저녁 이런 트윗을 올렸다. 두 개의 테이블에 세 명씩 나눠 앉아 식사하던 군인들의 밥값을 대신 계산하려 했지만 한발 늦은 것이다. 그는 트윗에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민주주의를 수호해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이 전한 사정은 이렇다. 식당에서 식사하던 한 가족이 이 주방위군 일행 6명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음료를 샀고 이들도 감사로 화답했다. 얼마 뒤 지나가던 시민이 식당에 주방위군 일행의 식사비를 대신 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신용카드를 식당에 건네 계산을 마무리하고는 주방위군 일행에 말하지 않고 가버렸다.
맥플라이가 밥값을 내겠다고 한 것은 그 이후였다. 시민들이 밥값을 서로 대신 내겠다며 워싱턴DC를 지켜준 데 대한 감사를 표시한 것이다. 식당 관계자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친절해지고 싶어한다. 정말 보기 좋았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폭력사태 우려가 커지자 워싱턴DC엔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미국 전역에서 동원됐다. 이들이 근무를 마치고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의회의사당 바닥이나 주차장 같은 곳에서 군복을 입은 그대로 '쪽잠'을 자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주방위군의 수고에 감사를 표한 건 시민들뿐만이 아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을 불문하고 의원들이 잇따라 공짜로 피자를 나르고 사무실을 휴게실로 제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도 22일 주방위군을 찾아 쿠키를 전달하며 감사를 전했다. 질 여사는 "나도 주방위군 아들을 둔 엄마"라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2015년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은 주방위군 소속으로 이라크에 1년간 근무한 바 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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