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작품을 만들기로 하면서 중시했던 부분은 현실감과 판타지, 통쾌한 액션과 아픈 서사, 웃음과 눈물 세 가지의 균형이었어요. 결과물을 보니 어느 정도 잘 구현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배우들이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소화했을 액션 연습량, 유선동 감독님이 고민했던 액션의 지점 등 여러 노력이 눈에 보여 감동적이었습니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기획을 맡은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의 김진이 기획제작1CP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기획 단계부터 영상화한 실제 작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지난 두 달 간 방영된 작품은 이미 종영됐지만, 처음으로 결과물을 직접 봤을 때의 느낌을 여전히 잊지 못하는 듯 했다.
김 CP는 “이 정도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지난 24일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은 OCN에서 방송한 프로그램 중 최초로 두 자리 수 시청률을 달성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도 국내 인기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한국형 히어로 격인 ‘카운터’가 악귀를 사냥한다는 기본 세계관이 낯설다 보니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받아들여지기만 하면 외면은 받지 않을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원작이 있는 작품은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현실적 구현 가능성, 매체 특성에 따른 표현의 차이 등 여러 가지 고민과 부딪힌다. ‘경이로운 소문’도 예외가 아니었다. 원작이 인기 웹툰이다 보니 비교하는 시선도 많았다. 영상으로 구체화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작품의 대표 이미지이자 상징인, 지상에 흐르는 ‘융의 땅’을 어떻게 보여줄 지였다. 웹툰과 똑같이 만들 수는 없어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게 급선무였다. 김 CP는 “모든 특수효과 작업 중 가장 오래 걸렸다”며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스케일도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이 이미지가 나오는 순간 시청자들이 쾌감을 느낄 수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액션을 비롯한 전반적인 연출 수위는 원작보다 낮췄다. 관람 등급도 15세 이상 시청가로 다소 낮아졌다. 이는 기획 과정부터 염두에 둔 부분이었다. “액션을 즐겁게 보려면 주요 캐릭터들의 휴먼 서사에 공감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는 것이 김 CP의 설명이다.
어느 하나도 애정이 가지 않는 장면은 없겠지만, 드라마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으로 김 CP는 4부에서 카운터의 조력자인 최장물(안석환 분)이 소문(조병규 분)의 후견인을 자처하며 일갈하는 장면을 첫손에 꼽았다. 원작에서도 대표적 ‘사이다 장면’으로 인기가 높았던 장면이다. 액션 장면 중에서는 도하나(김세정 분)가 엘리베이터에서 악귀와 결투하는 씬을 언급했다. 이 장면을 위해 세트를 따로 만들고 하루 종일 꼬박 이 장면만 찍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덕분에 온라인 상에서는 신 들린 연기와 액션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편 ‘경이로운 소문’은 인기에 힘입어 두 번째 시즌도 제작될 예정이다. 원작 웹툰도 시즌2까지 있는데, 드라마는 원작 첫 시즌의 끝에서 마무리됐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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