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지침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다시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비인가 시설인 IM선교회에서 누적 확진자가 200명 넘게 발생했고 부산 항운 노조에서는 전날에만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이번 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조정안을 발표할 방침이지만 자칫 4차 대유행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210명 늘어난 559명을 기록했다. 지난 21일부터 300~400명대를 오르내리다 다시 500명대로 단숨에 늘었다.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 확진자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전에 본부를 둔 IM선교회 관련 확진자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4차 대유행의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에서 113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앞서 대전 IEM국제학교에서도 누적 17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강원 홍천군에서도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IM선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300명을 넘어섰다. 이날 광주시는 5인 이상 비인가 교육 시설과 합숙 시설에 대해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부산에서는 전날 오후 5명에 이어 27일 오전 47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항운 노조 감천지부 관련 확진자가 27명으로 늘었고 부곡요양병원에서도 15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서구 항만의 물류 업체에서도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관련 확진자는 3명으로 늘었다. 앞서 부산시는 이달 25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했다.
방역 당국은 IM선교회발 집단감염이 전국적 확산세에 접어들자 뒤늦게 추가 방역 수칙을 내놓았다. 해당 시설이 종교 시설이 아닌 미인가 교육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숙형 학원 방역 수칙’을 적용했다. 우선 기숙형 학원은 숙박 시설을 운영할 수 없고 선제적으로 입소자 진단 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경우 운영이 가능하다.
입소자는 원칙적으로 외출이 금지되며 입소 전 2주간 격리를 권하며 입소 시 2일 이내에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기숙사는 1인실 사용을 권하며 학원·식당 외 공간에서는 취식할 수 없다. 종교 시설의 비인가 교육 시설 중 정규학교를 다니는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형 수업 등을 운영하는 곳은 종교 시설 방역 수칙을 따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곳곳으로 재확산하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29일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방역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자칫 4차 대유행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거리 두기 단계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지성·서지혜·부산=조원진 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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