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은 금연구역에서 '몰래 흡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금연구역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팀은 지난 2018년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20∼69세 성인남녀 7,000명을 조사한 결과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중 연구 주요 대상자인 '최근 1개월 이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394명이었다. 연령은 20∼34세가 44.6%로 가장 많았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74.1%와 25.9%로 남성이 약 3배 더 많았다. 이들 중 금연구역에서 몰래 액상형 전자담배를 흡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83.5%, 없는 사람은 16.5%로 드러났다. '몰래 흡연자'가 약 5배 더 많은 셈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한 장소는 가정의 실내가 46.9%로 가장 높았고, 승용차(36.9%), 실외 금연구역(28.3%)이 그 뒤를 이었다. 몰래 사용자의 44%는 남자, 55.6%는 여자로 나타났다. 전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성비가 역전된 모양새다. 여자의 경우 절반 이상이 가정의 실내에서 사용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단독사용자, 액상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또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담배 조합의 이중사용자, 삼중사용자를 비교했을 때 '삼중 사용자'의 액상형 전자담배 몰래 사용률이 88.9%로 가장 높았다. 단독사용자(79.5%)와 이중사용자(77.7%)는 비슷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 배출물의 유해 물질은 일반 담배보다 낮지만 전체 인구집단에 대한 건강 영향은 덜 유해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간접흡연의 잠재적 위험 탓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실내에서 사용한 결과 공기 중 니코틴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 등의 휘발성 유기물질과 납, 니켈 등의 중금속 농도가 높아지는 실험 결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간접노출이 일반담배와 달리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금연구역에서 사용이 금지되는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일반담배 사용이 금지된 장소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도 금지돼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대한금연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혜인 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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