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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엔 '물약'?

B.1.351 감염 중환자 발생 예방 10% 그쳐

남아공, 100만 도즈 수입하고도 승인 보류

중증 등 57% 예방 J&J ‘원샷 백신’으로 선회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약칭 AZ)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B.1.351, 별칭 501Y.V2)에 의한 경증 환자 등 발생을 줄이는 예방 효능이 매우 낮다는 이유로 긴급사용승인을 보류했다.

남아공은 인도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계약물량 150만 도즈(접종분) 중 1차 물량 100만 도즈를 지난 1일 수령했으며 의료진 등에게 접종할 예정이었다.





남아공 방송사 SA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보류하고 최선의 접종 진행을 위해 과학자들의 판단과 조언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남아공 정부는 그 사이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백신을 제공할 방침이다.

장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 15일 이후 경증·중등증 환자 발생 예방 효능이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72.8%로 양호했다. 하지만 (예방 효능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최근 남아공 확진자의 95%를 차지하는) B.1.351가 유행한 뒤 2차 접종 15일 이후 중증 환자 발생 예방 효능은 21.9%에 그쳤고, B.1.351 변이 바이러스 감염환자만으로 대상을 제한하면 효능이 10.4%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시험 연구결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개발한 영국 옥스포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Witwatersrand) 대학 연구팀이 ‘혈청 음성’(미감염)인 55세 미만 1,765명(중앙 연령 31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장관은 대신 남아공에서 임상 3상, 2b상을 진행한 미국 존슨앤드존슨(J&J)과 노바백스의 백신에 주목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백신’은 1회만 접종하는데다 남아공 임상 3상에서 57%의 중등도·중증 환자 발생 예방 효능을 보였다. 미국 72%, 중남미 66%보다 낮지만 임상시험 기간에 B.1.351 유행기가 포함돼 있다. 한국 정부도 600만명분 도입 계약을 맺은 백신이다.



노바백스의 백신(NVX-CoV2373)은 남아공 임상 2b상에서 49.4%(에이즈 감염자 포함 기준, 미감염자에선 60%), 영국 임상 3상에서 89.3%(기존 바이러스에 95.6%, 영국 변이 바이러스 B.1.1.7에 85.6%)의 예방 효능을 보였다. 한국 정부도 2,000만명분을 구매 예정이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 장관이 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시에 대한 승인 보류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남아공 방송사 SABC 홈페이지에서 캡처


살림 압둘 카림 남아공 정부 자문위원(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겸 남아공 콰줄루나탈대 부총장)은 “임상 효능 정보를 얻는 동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존슨앤드존슨 백신만이 B.1.351로 인한 심각한 질병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10만명당 입원률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임상시험을 주관한 영국 옥스포드대학과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연구팀은 “비교적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시험이어서 예방 효능의 신뢰구간이 -50%에서 60%로 지나치게 넓어 중증 예방 효능 판단에 필요한 신뢰성·유의성을 확보하려면 임상시험 규모를 늘리는 등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샤비르 만디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백신학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심각한 질병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감안할 때 (이미 구입한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은 무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포드대와 함께 B.1.351 변이 등에 적합한 새 백신을 개발해 올해 4분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염력이 강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미국을 포함해 최소 30여개국으로 퍼진 상태다. 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의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에 달라붙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1,273개 아미노산 가운데 484번째, 501번째, 614번째가 변이(E484K, N501Y, D614G)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변이는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에 더 단단히 달라붙을 수 있게 해 감염률과 감염속도를 높였다. 특히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는 없는 E484K 변이는 항체의 중화 효능을 떨어뜨려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붙어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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