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을 덮친 한파로 가동을 중단한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기술 인력을 파견한다.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가동 준비를 돕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본사 및 협력 업체 임직원들을 오스틴 공장에 파견할 예정이다. 파견 인력은 수십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사전 교육을 마치는 대로 순차적으로 오스틴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오스틴 현지에도 기술 인력이 있지만 공장 전체 셧다운은 처음 겪는 일인 만큼 재가동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본사 기술진을 파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한파로 텍사스주 일대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지난 16일(현지 시간)부터 가동을 멈췄다. 오스틴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것은 198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곳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미국 내 반도체 사업장이다. 삼성전자는 전력 공급이 재개되는 시점을 아직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된 게 아니라 사전 통보를 받고 준비를 해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력 공급이 재개되면 수일 내 공장을 다시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오스틴 공장의 조업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분이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틴 공장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 원 수준이다.
한편 한파로 텍사스 현지의 반도체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외에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언 등 오스틴에 있는 다른 반도체 공장들도 가동을 멈춘 상태다. NXP와 인피니언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분야 1, 2위 기업이다.
NXP는 이날 “오스틴 공장 가동 규모 축소에 따라 영향을 받는 고객에게 직접 통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틴 공장을 페쇄한 인피니언도 1,000여 명의 직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전 세계 자동차 100만 대가량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한파에 따른 반도체 생산 중단까지 겹치며 자동차 업계의 생산 차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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