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선별 진료소에서 시행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3명 중 1명은 ‘허위 양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도입 추진을 강조한 검사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음성으로 판정된 허위 양성보다 걸러내지 못한 ‘허위 음성’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1일 서울경제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정보 공개 청구한 ‘수도권 임시 선별 검사소의 신속 항원 검사 현황’에 따르면 신속 항원 검사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해 2월 1일까지 정부가 해당 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은 45명을 유전자증폭검사(PCR)로 재검한 결과 15명이 허위 양성이었다.
항원 검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검사 결과를 빨리 알 수 있는 장점 대신 PCR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허위 양성자와 허위 음성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질병관리청도 지난해 11월 당시 “정확도가 떨어져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부정적이었지만 다음 달 문재인 대통령이 “검사 결과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신속 항원 검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한 후 수도권 임시 선별 진료소에 투입됐다.
3명 중 1명이 허위 양성자로 드러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수조차 파악되지 않는 허위 음성자다. 정부는 신속 항원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PCR을 추가로 진행하지만 음성 반응에 대해서는 비용 등의 문제로 별도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속 항원 검사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것)’을 강조했지만 해당 매뉴얼이 지켜지지 못하는 현장도 다수 발견됐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코로나19 TF로 활동하고 있는 홍기호 연세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실험 결과 국내에서 첫 판매 허가를 받은 신속 항원 검사 키트의 민감도는 기존 PCR 대비 41.5%였다”며 “날씨가 추우면 항원 검사 키트에 문제가 생겨 정확도가 더 떨어진다는 발표도 최근 나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신속 항원 검사를 사용할 이유가 적다고 지적한다. 홍 교수는 “한국은 확진자가 많을 때도 24시간 안에 PCR 결과가 나와 신속 항원 검사를 사용할 이유가 적다”며 “적극적인 방역 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허위 음성자를 놓칠 수 있어 절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면봉을 콧속에 넣는 등 검체 채취 방식도 PCR과 동일해 사용자 입장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임시 선별 진료소에서의 사용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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