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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처럼 14兆 판 국민연금…"주식편입범위 넓혀야"

사상 최장 50거래일 순매도에도

올해만 37조 팔아야…20조 남아

"자산배분, 강세장 맞춰 조정을"

외인 1.7兆 순매수…역대 두번째

코스피 사흘 만에 3,000선 회복

11일 코스피가 6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58포인트(1.88%) 오른 3,013.70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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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서 ‘50거래일 연속 순매도’라는 달갑지 않은 신기록을 썼다. 지난해 말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된 연기금의 매도 랠리에, 가뜩이나 변동성장에 투자 수익률이 하락해 지쳐가는 개미들의 원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일련의 연기금 매도세가 지나치게 비중 맞추기식 기계적 매도로 일관되고 있는 만큼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아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1일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22억 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날까지 5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14조 4,111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과거 연기금이 최장 기간 순매도한 2009년 8월 3일부터 9월 9일(28거래일)까지 약 2조 6,000억 원을 팔았던 기록을 기간이나 규모 면에서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날 연기금은 외국인이 역대 2위 순매수 규모인 1조 7,046억 원을 사들인 데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6거래일 만에 반등하는 와중에 오히려 매도 규모를 키웠다. 코스피는 이날 전일보다 1.88%(55.58포인트) 오른 3,013.70을 기록해 사흘 만에 3,000 선을 되찾았다.

금융 투자 업계는 연기금의 매도세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연기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올해 자산 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을 목표치인 16.8%까지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기준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전체 운용 기금(833조 7,280억 원) 중 21.2%(176조 6,960억 원)에 달한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주식 비중을 140조 663억 원까지 줄여야 한다. 즉 연말 대비 4.4%포인트에 해당하는 36조 6,297억 원가량을 올해 안에 매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연초부터 이미 13조 9,382억 원 규모를 순매도한 점을 고려해도 20조 원 가까이 추가 매도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날 장중 연기금이 2,000억 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가 막판에 순매도로 전환한 것도 우정사업본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다른 기관의 차익 거래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흐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중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던 연기금은 이날 3,021억 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 연구원은 “연기금이 주식시장 쪽에서 순매수한 만큼 선물시장에서 순매도하는 연동된 흐름이 나타났다”며 “만기일 때문에 일부 연기금이 현물시장에서 장중 매수 차익을 설정하고 종가에 해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기금의 매도세가 50거래일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기금의 기계적인 매도 전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3,000 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도가 지수의 재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지수가 오르며 주요 종목의 가격이 크게 뛰었고, 과거 매도 랠리가 지속됐던 2009년과 비교해 주요 연기금의 자산이 2배 이상 불어난 점을 고려하면 연기금 매도 비중 대비 강도는 훨씬 커졌을 수밖에 없다.

이에 연기금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개편 방안으로는 국내 주식 비중에서 목표치 초과 허용 범위를 기존 5%포인트에서 추가로 높이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연기금의 2022년도 자산 배분 목표 비중이 공개되는 시점은 5~6월이라 이때가 연기금 수급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2021년 자산 배분 목표가 지금과 같은 강세장이 나타나기 전에 설정됐다는 점을 고려해 연기금의 국내 주식에 대한 2021년 목표 비중이 바뀌거나 2022년도 목표 비중이 2021년에 비해 높아질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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