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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52거래일 만에 매도랠리 '스톱'..."추세 전환은 아냐"

포스코·삼바 등 1,105억 순매수

조정장에 매도 규모 줄겠지만

자산배분 맞춰 '팔자' 지속될듯

코스피는 관망세 속 보합 그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무려 52거래일 만에 순매도 랠리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어진 ‘51거래일 연속 순매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깼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연기금이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매도 규모가 다소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길고 길었던 순매도 랠리를 접은 날 연기금이 우선적으로 사들인 ‘순매수 톱3’ 종목에는 포스코(POSCO)·삼성바이오·한국조선해양이 꼽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연기금은 코스피에서 1,10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최장·최대 규모 순매도 행진의 고리를 끊었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무려 51거래일 동안 코스피를 팔아치우는 역대급 순매도 랠리를 펼친 바 있다. 이 기간 연기금이 순매도한 주식 규모만도 14조 4,981억 원에 이른다. 이는 과거 연기금이 최장 기간 순매도였던 지난 2009년 8월 3일부터 9월 9일(28거래일)까지 약 2조 6,000억 원을 팔았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연기금의 매수 반전에도 불구하고 16일(현지 시간)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8.68포인트(0.28%) 하락한 3,045.71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주체가 국내 증시의 ‘큰손’ 국민연금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기금은 국민연금을 포함해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교직원공제회·군인공제회·우정사업본부 등을 포함하는데 이 중 국민연금은 개별 지수나 주식에 대한 차익 거래를 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현물만 매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연기금 매도 강도가 약해지고 장중 매수가 우위를 보인 날도 있었지만 이는 우정사업본부 등에서 선물을 팔고 현물을 매수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이날은 차익 거래를 제외하고도 유의미한 매수세가 관찰되고 있는데, 이는 국민연금이 오랜만에 코스피를 매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최근의 연기금 매도 랠리를 주도했던 주체라는 점에서 이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코스피가 ‘코로나 쇼크’ 이후 급반등하며 보유 중인 국내 주식 자산의 비중이 당초 계획했던 목표치를 훌쩍 넘어서는 상황에 놓였고, 목표를 지키려면 주식을 팔아 비중을 줄여왔다. 이 과정에서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동학 개미’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받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1.2%(176조 7,000억 원)에 이르는 국내 주식 비중을 올해 말까지 16.8%(143조 원 규모)로 낮추기 위해 약 4개월간의 매도 랠리를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순매수로 전환하지는 않더라도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매수 신호가 나온 만큼 매도세가 이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날을 기점으로 연기금이 곧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순매도는 자산 배분 정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는데 실제로 이게 원인이었다면 이날 순매수는 역시 ‘반짝’ 매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국민연금 등이 비중 조절 관점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 당장 매수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수 레벨에서 간헐적으로 매수가 나올 수는 있지만 추세적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기금은 철강·조선 등 경기 순환주(사이클리컬)와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주를 우선적으로 매수했다. POSCO를 148억 원 규모를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고 최근 성장주가 주춤하며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121억 4,000만 원어치 순매수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조선주인 한국조선해양도 104억 2,000만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수출주인 SK하이닉스, 기아차, LG이노텍도 각각 99억 4,000만 원, 88억 9,000만 원, 82억 3,000만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현대건설(72억 1,000만 원)과 호텔신라(53억 2,000만 원) 등도 이날 연기금이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나타났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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