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4·7보궐선거 야권 후보들에게 ‘독설’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한 야권 후보들을 호칭도 생략하고 언급해가며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대표적인 여권 성향 유튜브 채널인 ‘시사타파TV’다. 시사타파TV는 전날(17일) 밤 9시부터 ‘이해찬에게 듣는 재보선과 대선’이라는 제목으로 생방송을 진행했다.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된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이 전 대표는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야권 후보들을 공격했다. 이 대표는 오 후보의 내곡부지 보상금 논란에 대해 “오세훈이는 완전히 MB(이명박 전 대통령)키즈다. MB는 국가를 상대로 해 먹은 거고, 오세훈은 시를 상대로”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같은 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MB=오세훈’프레임을 꺼내든 것에 대한 지원사격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오 후보는) 행정을 하려고 시장 된 게 아니고 이권을 잡으려고 (시장을)했다. MB가 정권 잡으려고 한 게 아니고 이권을 잡으려고 한 것 아니냐”며 “말하자면 이거(오세훈)는 소매상이고 MB는 재벌이고 그 차이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의 포문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제기도 조준했다. 그는 “엘시티가 비리투성이란건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공직자라고 하면 공짜로 준다 해도 그런 데 들어가는 것 아니다. 그런데 아래 위층 두 개나, 어떻게 그게 우연이냐”며 박 후보의 엘시티 의혹을 공략했다. 이 전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서도 “남의 당이나 기웃거리기나 한다. 뿌리가 있는 생화야말로 생명력이 있지, 뿌리 없는 조화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꽂아놨다 버리면 그만”이라며 강공을 펼쳤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최근 여론 조사에서 1위를 휩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제대로 된 법률가가 아니다”라며 “무얼하든 개의치 않지만, 정치를 한다면 땡큐”라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의 언어에 대해서는 “검사가 아니라 깡패의 언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가 대외 행보에 나선 건 지난해 12월 이 전 대표가 노무현재단 유튜브의 ‘이사장들의 특별대담’에 출연한 이후 3개월만이다. 4·7재보궐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그가 갑작스런 공개 행보를 보인것에 대해 여권이 수세에 몰리자 노장들이 막후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 전 대표도 방송에서 “이게(보궐선거가) 없으면 아스팔트 길을 달리면 되는데 보궐선거 때문에 자갈길로 들어서느냐, 포장길을 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가 생겨 버렸다”며 여권의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32년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 정계은퇴한 이후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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