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역사왜곡 '조선구마사' 반중정서 못넘고 폐지

시청자 항의·광고주 손절…2회만에 백기

SBS ‘조선구마사’ 1회에 등장한 중국식 월병과 피단. /방송 영상 캡처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중국향’ 설정과 역사 왜곡 논란 속에 방영 2회 만에 조기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대중의 ‘반중(反中) 정서’ 위력이 주목을 끌고 있다. 드라마가 불가항력적 문제가 아닌 시청자 논란을 이유로 폐지된 최초의 사례가 된 이번 사태는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를 반영하는 동시에 중국 자본이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침투하기에 앞서 시청자들이 싹부터 잘라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BS는 26일 공식 입장문을 내 “지상파 방송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조선구마사’의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크레이브웍스·롯데컬처웍스도 제작 중단을 알리는 사과문을 냈다.

조선 초기 태종·세종 시대가 배경인 이 드라마는 제작비 32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대작 판타지 사극으로 주목 받았지만 첫 회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태종(감우성 분)이 양민을 학살하는 캐릭터로 묘사되는가 하면, 서양 선교사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에서 중국 음식인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이 등장하는 등 중국의 ‘문화 동북 공정’에 대한 반중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가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광고주와 지자체에 광고와 제작 지원을 끊으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불과 2회 만에 모든 광고주가 손을 뗐고 문경시·나주시는 촬영지 제공 및 제작비 지원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앞으로 중국 자본이 한국 드라마에 투자를 할 경우 문화 동북 공정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크다. 그런 상황에서 제작진이 알아서 중국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가 나오자 시청자들이 굉장히 세게 예방주사를 놓은 격”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 같은 방송 소비자들의 퇴출 운동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작사나 방송사는 앞으로 콘텐츠 제작에 적지 않은 위험 부담을 갖게 됐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없을 뿐 아니라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어느 지점에서 무엇이 문제가 될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