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KAIST에 AI 인재를 육성해달라며 500억 원을 기부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국내 AI 연구 환경과 인프라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2일 KAIST 대전 본원 정근모콘퍼런스홀에서 'AI의 미래를 말한다'는 주제로 이광형 KAIST 총장과 진행한 대담에서 “AI를 말하지 않는 대학과 지자체가 없을 정도로 AI가 화두지만 조그마한 자동화 성과를 AI로 포장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제대로 AI를 가르칠 선생님부터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선 교수들 역시 AI를 가르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비대면으로 주최한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 양성’ 토론회에서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최근 들어 컴퓨터공학 전공·부전공자가 급격히 늘면서 다양하게 관련 과목을 신설하고 AI 융합 과목을 만들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자원 부족”이라며 “교수와 조교, 컴퓨팅 자원 부족은 다른 대학들도 겪는 비슷한 문제인 만큼 재정적인 지원뿐 아니라 국가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AI 학습의 기본이 되는 컴퓨팅 사고력을 초등학생 때부터 기를 수 있도록 초중등 교사들이 디지털 문해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문맹이 95%에 달하는 만큼 디지털 문맹 퇴치를 위한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교사들부터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 임용 시험에 소프트웨어 과목을 필수로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형윤 정혜진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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