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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文 "KF-21로 안창호·임시정부 꿈 이뤄...DJ가 비전 제시"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120대 실전 배치"

"자주 국방 새 시대 열어...엄청난 경제 효과 가져와"

"이미 1.2만개 일자리 창출...양산하면 10만개 추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의 첫 출고를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한국항공’) 생산공장에서 열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갖게 된 건 세계 여덟 번째 쾌거로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현재 감시와 정찰 임무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무인 항공 전력도 2025년까지 통신중계,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형 첨단전투기의 개발 성공은 자주 국방력 강화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가져온다”며 “개발 과정에서만 1만2,000개의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1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기는 한편 5조9,000억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항공 개발 역사를 되짚으며 “100여 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선각자들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광복군에 공군을 창설하는 꿈을 꾸었는데, 선조들의 꿈을 오늘 우리가 이뤄냈다”며 “2001년 김대중 대통령님은 첨단 국산 전투기 개발의 비전을 제시했고 2010년 비로소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우리 기술력만으로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많았으나 개발진은 의심과 불안을 확신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냈다”고 감격해 했다. 문 대통령은 기술진 20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박수로 격려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기념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에서 보라매 탑승자 양윤영 대위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군과 항공산업 관계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시제기가 드디어 늠름한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기술로 만든 우리의 첨단전투기입니다. 이제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마치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갑니다.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에 배치할 계획입니다.

우리도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세계 여덟 번째 쾌거입니다.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민·관·군 모든 개발진과 참여 기업의 노력, 국민들의 응원이 함께 이룬 성과입니다. 크나큰 자부심을 느끼며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공동개발의 파트너가 되어주신 인도네시아 정부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시제기 출고식에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께서 축하영상을 보내주셨고, 프라보워 국방장관님을 비롯한 대표단이 직접 참석해주셨습니다. 우리의 친구들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개발이 완료되고 양국이 양산체제를 갖추어 제3국 시장에 공동진출할 때까지 우리는 함께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KF-21’이라는 이름에는 21세기의 우리 하늘을 우리가 지킨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국민들은 ‘KF-21’에 우리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를 호칭으로 지어주셨습니다. ‘KF-21, 보라매’는 우리 공군의 중추가 될 것입니다. 음속의 1.8배에 달하는 비행속도, 7.7톤의 무장탑재력으로 전천후 기동성과 전투능력을 갖췄습니다. 공중 교전은 물론 육로나 해로를 통한 침투세력의 무력화, 원거리 방공망 타격까지 다양한 작전 수행이 가능합니다.

날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전자전’ 대응 능력도 뛰어납니다. ‘에이사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로 적기와 미사일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는 지상의 물체를 정밀하게 조준할 수 있습니다. 적의 레이더 탐색을 교란하는 ‘내장형 전자전 장비’ 등 우리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항전 장비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국산 전투기가 갖는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시점에 언제든 제작해서 실전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부품을 교체할 수 있고 수리할 수 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에이사 레이더를 비롯한 최첨단 항전 기술을 ‘KF-16’, ‘F-15K’와 같은 기존의 전투기에 적용하여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감시와 정찰 임무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무인 항공 전력도 2025년까지 통신중계,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 나갈 것입니다. 독자적 정찰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군집 위성시스템은 우주기술을 활용한 국방력 강화에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한국형 첨단전투기의 개발 성공은 자주 국방력 강화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가져옵니다. ‘KF-21’에는 3만 개가 넘는 세부 부품이 들어가고, 국산화율 65% 이상으로 대기업부터 중견기업, 중소기업까지 700개 이상의 국내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개발 과정에서만 1만2,000개의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1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기고, 5조9,000억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입니다. 수출까지 활발히 이뤄진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KF-21’ 사업 참여업체들이 축적하게 된 기술력과 인력, 인프라는 항공산업을 대한민국의 확실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끌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항공산업은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이 모여야 하고, 기술이전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소수의 세계 상위 국가들만 전략적으로 육성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진국형 지식기반 산업입니다. 그렇지만 한 번 경쟁력을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합니다.

우리도 드디어 따라잡았습니다. 기본훈련기, 고등훈련기와 경전투기에 이어 첨단전투기 개발까지 선진국 발전경로를 따라 항공산업을 고도화했고, IT 등 기반기술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대 ‘항공 분야 세계 7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지난 3월 수립한 ‘제3차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따라 전투기 엔진 등 핵심기술의 자립도를 높일 것입니다.

전기·수소 항공기, 도심항공 모빌리티 등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에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에 나서겠습니다. 무인 항공기까지 포함하여 우리 항공산업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군과 항공산업 관계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100여 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선각자들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광복군에 공군을 창설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 하늘을 지키자’는 선조들의 꿈을 오늘 우리가 이뤄냈습니다.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01년, 김대중 대통령님은 첨단 국산 전투기 개발의 비전을 제시했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일곱 차례나 거쳐 2010년 비로소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핵심기술의 이전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우리 기술력만으로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개발진은 의심과 불안을 확신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냈습니다.

저는 오늘 우리의 자부심이 되어준 ‘KF-21’ 개발에 특별한 공로를 세운 스무 명의 공로자를 국민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KF-21’의 설계와 제작을 담당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직원들입니다.

이일우 치프 엔지니어님, T-50 개발 경험으로 이번 KF-21 개발을 총괄했습니다.

손영석 수석연구원님, 설계 과정을 체계화하고 전산화해 고품질의 설계를 완성했습니다.

최중두 수석기술원님, 구매한 부품의 철저한 점검으로 항공기 안전에 완벽을 기했습니다.



강민성 팀장님, 이상 현상을 분석하며 생산공정을 철저히 관리했습니다.

박성한 팀장님, 안전한 운항을 위한 비행제어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강병길 팀장님, 최적의 설계로 각종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했습니다.

안세영 과장님, 개발계획의 목표에 맞춰 생산 과정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배문성 과장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부품 수급 지연의 어려움을 해결했습니다.

이승민 선임연구원님,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항공기의 성능과 품질을 높였습니다.

박희은 연구원님, 장비 개발에 필요한 해외 업체들과의 협의를 훌륭하게 이끌었습니다.

다음으로, 방사청 직원들입니다.

전남희 팀장님, 탐색개발과 체계개발을 주도적으로 준비, 수행했습니다.

정태일 사무관님, 핵심 비행제어 소프트웨어와 시험장비를 개발했습니다.

이상은 사무관님, 미국과 유럽에서 기술자료를 적기에 확보해 주었습니다.

조해광 소령, 다양한 무장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했습니다.

다음으로, 에이사 레이더 개발을 담당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입니다.

서승희 책임연구원님, 전투기의 눈, 에이사 레이더 개발작업 총괄 관리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배진 선임연구원님, 우수한 연구인력을 융합해야 하는 에이사 레이더의 설계작업에서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노지은 책임연구원님, 에이사 레이더가 기능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주도적으로 개발했습니다.

다음으로, 첨단항전 장비개발을 주도한 민간기업 연구원들입니다.

한화시스템 박기영 선임연구원님,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개발에 힘썼습니다.

LIG넥스원 김두환 선임연구원님, ‘내장형 전자전 장비’ 개발에 기여했습니다.

한화시스템 김민철 선임연구원님, ‘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 역사적인 ‘KF-21’ 시제기 출고를 이끈 스무 명의 개발진들에게 다시 한번 힘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20년, 개발진들의 한결같은 헌신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KF-21’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KF-21’이 만들어준 자신감과 자부심은 대한민국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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