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가 현지법인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2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13개 증권사가 둔 현지법인 56곳을 대상으로 재무·손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6% 증가한 1억 9,730만 달러(약 2,147억 원)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총 14개국에 현지법인 56개, 사무소 14개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10개국에서 위탁·인수 수수료수익 등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홍콩이 1억 1,010만 달러(약 1,226억 원)로 가장 컸으며 베트남이 4,090만 달러(약 455억 원)로 그 뒤를 이었다. 인도(1,560만 달러), 인도네시아(1,330만 달러), 태국(590만 달러)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의 수익성도 두드러졌다.
아시아 지역은 국내 증권사들이 총 54개의 점포(현지법인·사무소 포함)를 두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증권업이 활발하게 진출한 곳이다. 금감원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홍콩뿐 아니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싱가포르·미얀마에선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에서 총 140만 달러(약 1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 증권사 현지법인들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인가를 받는 대신, 상무국에 일반자문회사로 등록해 활동하면서 영업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현지법인의 자산 총계는 전년보다 15.4% 줄어든 494억 7,000만 달러(약 53조 8,000억 원)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13.3% 증가해 65억 9,000만 달러(약 7조 2,000억 원)로 불어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외형은 줄어들었지만 자기자본은 늘어 해외 현지법인의 내실화가 진행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활황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 규모도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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