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공모가 아래로까지 떨어졌던 쿠팡의 주가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일단 하락 추세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18일 유통 물량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주가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최고점 대비 4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쿠팡은 지난 14일 모처럼 4.39달러(13.70%) 급등한 36.43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1일 공모가 35달러로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은 상장 당일 한때 69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날 전까지는 약세를 이어오며 12일에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를 밑돌기도 했다. 상장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쿠팡을 1억 955만 달러(약1,24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9위에 해당해 대부분 손실 상태에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 색채가 쿠팡 주가의 흐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약세를 이어오는 동안 성장주 전반이 조정을 받았다. 반대로 쿠팡이 급등한 14일 나스닥은 2.32% 오르는 등 미국 기술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1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성장세가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점도 아쉽다는 평가다. 쿠팡은 지난 1분기에 매출 42억 달러, 영업이익 2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영업 적자가 확대됐다. 실제로 실적 발표 이후인 13일에는 주가가 하루 새 9.31%(3.29달러) 급락하며 32.0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은) 성장주에 대한 회의감이 번지는 분위기에서 투자자들이 매출 성장세나 수익성 개선 정도가 아쉽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다만 주식 보상 비용 및 기업공개(IPO)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절대적인 손실 규모 역시 크지 않다”고 말했다.
쿠팡의 주가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당장 18일부터 발행주식의 2.2%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주어졌던 쿠팡 주식 3,400만 주의 매매 제한이 해제된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쿠팡의) 유동 물량이 발행주식 수의 10.3%에 불과함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라고 평가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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