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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루시부터 현대인까지…320만년 인류 진화의 흔적

■책꽂이-루시의 발자국

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지음, 틈새책방 펴냄





진화론적으로 인간은 잘 길들여진 종(種)이다. 하버드대학교의 영장류 동물학자 리처드 랭엄에 따르면 인간은 수천 년 전부터 공격적 성향을 가진 사람을 감옥에 가두거나 사형을 시켜왔다. 친사회적이지 못한 인간의 번식을 막는 방법으로 종 전체가 스스로 길들이기를 실행한 셈이다. 종족 길들이기는 인간 특유의 군집 본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린 아이들이 집단에서 따돌림 당하는 것을 어른들보다 더 두려워해 또래와 똑같은 상표의 운동화를 신고 싶어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루시의 발자국'은 스페인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와 고생물학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가 인간과 진화를 주제로 쓴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현상들을 소재로 방대한 인류사를 풀어낸 이 책은 두 저자가 여행을 다니며 고생물학의 다양한 이슈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책 제목 속 ‘루시(Lucy)’는 지금의 에티오피아에서 32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 최초의 화석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이다. 당시 발굴단이 듣던 영국 밴드 비틀스의 노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Lucy in thw Sky with Diamonds)'에서 따왔다. 책은 두 저자가 유적지를 중심으로 스페인 전역을 여행하며 고생물학의 다양한 최신 이슈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저자들은 초기 인류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동굴과 성터부터 놀이터, 시장, 장난감 가게, 성인용품점, 박물관, 해변, 학교 등 우리 삶의 토대가 되는 곳들을 찾아다니며 현대인들이 과거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지를 보여준다. 선사시대 동굴 벽화에서 구석기 시대의 예술을 논하고, 놀이터에서는 유인원과 인간의 차이점을 대입해본다. 장난감 가게에서는 문화적 수렴과 적응이 이루어지는 방법을 알게 된다. 레스토랑에서는 인간의 먹거리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논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음식의 변화에 따른 신체 변화, 뇌의 발달, 가축화 혹은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 남성과 여성의 이차 성징의 차이, 종교의 의미, 귀여움의 의미 등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진화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들려준다. 예를 들어 개인의 행동 규범을 간섭하는 이른바 '메티콘 신(神)'은 사회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복잡해지면 출현하는 것이며, 어떤 종이 길들여지거나 가축화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누군가 번식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사실을 전해 준다. 1만6,0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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